[단독]미스터피자. MP그룹 결국 상장폐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신아름 기자 | 2018.12.03 18:28

(상보)기업경영 개선됐으나 반기보고서 의견거절 발목

경비원 폭행혐의로 수사를 받은 '미스터피자'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2016년 4월 서울 미근동 서대문경찰서 형사과로 출석한 직후 사과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 MP그룹의 상장폐지가 사실상 결정됐다. 이번 사태는 최대주주인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의 갑질논란에서 촉발됐다. 오너의 자질이 기업가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MP그룹을 포함한 2개 회사의 상장폐지를 심의했으며, 이 결과 MP기업의 상장폐지가 의결됐다.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이 결과가 받아들여지면 상장폐지가 확정되고 정리매매가 시작된다. MP그룹 상장폐지는 오너의 잘못된 행동이 기업가치를 얼마나 하락시켰는지 보여준 사례다. 회사를 믿고 투자한 이들은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결과를 받게 됐다.

경비원 폭행으로 드러난 정 전 회장의 문제는 이후 가맹점 전반에 미치는 사업 이슈로 확대됐다. 피자용 치즈를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고가에 받게 했고, 광고비도 떠넘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자서전 강매, 보복출점 등 경영의 정상 범주를 넘어서는 것들이 줄줄이 터져나왔다. 결국 정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구속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거래소는 서울중앙지검의 공소장을 확인한 결과 정 전 회장의 혐의와 관련된 금액이 98억원에 달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의 31.63% 규모라고 판단했다. 이후 거래소는 MP그룹의 거래를 정지시키고 지난해 10월 MP그룹에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지금까지 상장폐지 기업들은 대주주나 경영진이 회사의 자금에 직접 손을 댔거나 경영실패 탓에 과도한 적자가 쌓인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MP그룹은 이런 문제보다 오너의 도덕성이 상장폐지 이슈를 촉발한 직접사유였다.


가맹점에 대한 갑질과 오너의 비위 행위가 드러나면서 실적과 대외신인도도 크게 추락했다. 연결기준 영업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

거래소 기심위에서는 막판까지 MP그룹 상장폐지에 대한 논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MP그룹 자체적으로 기업쇄신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측면이 거론됐다. MP그룹은 정 전 회장의 사퇴에 이어 지난 4월 영입한 전문경영인인 김흥연 총괄사장을 중심으로 경영개선에 속도를 붙였다.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서울 서초구 본사 사옥과 자회사인 MP한강의 일부 주식을 매각해 금융권 채무를 크게 줄였다"며 "이를 통해 감소한 부채만 500억원 가량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맹점 신뢰를 위해서는 구매협동조합을 설립해 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었다"며 "25개 식자재 품목을 내년 1월부터 가맹점주가 자체적으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실적둔화에 따른 자본잠식이 컸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는 후문이다. MP그룹의 외부감사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내놨다. 현행 거래소 상장규정에는 감사의견을 중요시 하는데, '적정의견'이 아니면 상장유지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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