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 흔적' 품고 종로 역세권 성지로 '경희궁 롯데캐슬'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8.12.03 03:50

[재'택'크]옥바라지 골목 논란 '무악2구역', 갈등 딛고 '경희궁 롯데캐슬' 탈바꿈

편집자주 | 다른 동네 집값은 다 오르는데 왜 우리 집만 그대로일까. 집은 편안한 안식처이자 '재테크' 수단이기도 하다. 생활하기 편하고 향후 가치가 상승할 곳에 장만하는게 좋다. 개별 아파트 단지의 특성과 연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재택(宅)크'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아파트 단지를 분석해 '똘똘한 한 채' 투자 전략을 도울 것이다.

지난달 29일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 롯데캐슬' 전경. /사진=김사무엘 기자
“2년 전 분양가보다 5억원은 올랐죠.”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의 한 공인중개소는 현재 공사가 한창인 ‘경희궁 롯데캐슬’의 분양권 시세가 대략 이 정도라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 집값이 급등하면서 ‘경희궁 롯데캐슬’의 시세도 덩달아 뛰었고 최근에는 각종 부동산 규제로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귀하신 몸’이 됐다고도 했다.
 
실제 ‘경희궁 롯데캐슬’ 분양권(일반분양)과 입주권(조합원 물량)은 2016년 11월 분양 당시보다 2억~5억원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84㎡(이하 전용면적) 입주권은 13억원에 거래됐고 59㎡ 분양권은 지난 6월 8억85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분양가가 84㎡ 7억7000만원, 59㎡ 5억8000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셈이다. 현재 호가로는 84㎡가 14억원, 59㎡가 10억원이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시세가 급등하는 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첫삽을 뜨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옥바라지 골목’ 논란 때문이다.
 
‘경희궁 롯데캐슬’이 들어선 무악2구역은 노후 저층주택과 여관이 몰려있던 낡은 골목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재개발이 추진됐다. 2015년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지만 일제강점기 시절 서대문형무소에 갇힌 독립투사들을 그 가족들이 옥바라지하던 골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무악2구역 길 건너편에 서대문형무소가 있었고 골목 곳곳에 오래된 여관들이 자리한다는 게 주장의 근거였다. 2016년 1월 구역 철거가 시작됐지만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 등은 ‘옥바라지 골목’ 보존을 주장하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해 5월 “‘옥바라지 골목’ 철거를 막겠다”며 공사를 중지시켰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주민간 합의 없는 강제철거는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재개발조합은 근거 없는 주장만 가지고 합법적으로 진행 중인 공사를 막는 것은 월권이라며 반발했다.
 
서울시는 ‘옥바라지 골목’의 역사성을 검증하기 위해 전문가 조사에 나섰고 시와 전문가들이 3개월 동안 골목 곳곳을 살피며 역사적 흔적을 찾으려 애썼지만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는 골목의 흔적 일부를 단지 안에 남기는 방안을 조합과 반대 주민 양측에 제안했고 합의가 이뤄지면서 중단 3개월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이후 사업은 순탄하게 진행됐다. 92가구를 공급한 일반분양엔 3989명의 청약자가 몰려 43.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상 16층 총 195가구 규모로 단지 크기는 작지만 서울지하철3호선 독립문역과 바로 연결되는 역세권 단지라는 점과 ‘서울 4대문’ 안 새 아파트라는 희소성이 더해져 시세는 갈수록 상승세다.
 
단지 앞에 서대문독립공원이 있고 뒤에는 인왕산이 위치한다. 광화문 등 도심업무지구와 가깝고 강남 출퇴근도 편리해 40~50대 고소득 전문직의 문의가 상당하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전했다.
 
‘경희궁 롯데캐슬’의 집값 바로미터는 종로구 대장주로 떠오른 ‘경희궁자이’다. 84㎡ 14억4000만원, 59㎡ 12억3000만원 정도인 ‘경희궁자이’ 시세와 ‘키맞추기’ 할 경우 ‘경희궁 롯데캐슬’의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무악동의 또다른 공인중개소는 “최근엔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매물이 거의 없지만 수요는 여전히 많다”며 “입주 이후 가격이 더 뛸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시엄마 버린 선우은숙, 남편도 불륜남 만들어"…전 시누이 폭로
  2. 2 '아파트 층간 소음 자제' 안내문... 옆에 붙은 황당 반박문
  3. 3 깎아줘도 모자랄 판에 '월세 4억원'…성심당 대전역점, 퇴출 위기
  4. 4 싱크대에서 골드바 '와르르'…체납자 집에서만 5억 재산 찾았다
  5. 5 '뺑소니 혐의' 김호중 공연 강행, 공지문 떡하니…"아티스트 지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