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탈권위와 세속주의를 앞세웠던 '68세대' 일원으로서, 전통과 규율, 통제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탐구해왔다.
작품 활동 초기에는 '혁명전야(1964)' '거미의 계략(1970)', '순응자(1970)' 등 이탈리아 파시즘을 다룬 좌파 성향의 영화들로 주목받았다. 이후 그는 성(性)과 정치의 문제를 결합, 허무주의에 빠진 인간들의 자유분방한 성적 유희를 대담하게 스크린에 담았다.
당시 그의 작품은 예술로 포장된 외설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그가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 검열 당국으로부터 상영 금지 및 필름 파기 처분을 받았고, 노골적인 장면을 삭제하고도 미국에서 X등급(17세 이하 미성년자 관람불가)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미투 운동'(Me Too, 나도 당했다)의 고발 대상이 되기도 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 출연한 배우 마리아 슈나이더가 "촬영 당시 상대역과 감독에게 강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대본에 없던 내용을 촬영 직전 강요당해 너무 화가 났다"고 2007년 인터뷰했던 내용이 재조명되면서다.
베르톨루치는 이후 "마리아가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수치스러워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라며 연출가로서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장면을 얻기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베르톨루치는 2012년 마지막 작품인 '미 앤 유'를 내놓을 때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의 운명을 그린 '마지막 황제(1987)'로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9개 부문 상을 휩쓴 그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유일한 이탈리아 감독이기도 하다. 2007년에는 그동안의 공적을 인정받아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명예 황금사자상을, 2011년에는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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