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아이가 잘 자란다'는 명제는 꽤나 익숙한 개념이다. 그럼에도 놀이가 왜, 어떤면에서 아동의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여러 전문가들의 답을 종합하면 놀이는 개인이 온전한 시민으로 자라는 데 없어서는 안될 과정이다.
지난해 광주교육청 산하 광주교정책연구소가 발간한 '광주 초등 놀이교육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놀이는 △신체 발달 △지적 능력(문제해결능력) △사회성 △정서 발달 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진은 "당기고 밀고 치고 다투는 등의 활동을 통해 아동은 자신의 몸을 사용하는 법을 깨닫는 동시에 세상을 탐색하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른다"고 말했다. 또 "함께 노는 친구들과 협동, 경쟁하며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동시에 부정적인 감정과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등 심리적 안정을 준다"고 강조했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놀이터' 저자인 김성원 작가는 "예를 들어 흙이 있는 놀이터에만 가도 땅을 파며 놀거나 무언가를 만들면서 창의력과 자기표현욕구를 기르고 역할놀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동이 놀이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숙인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어릴 적부터 문화센터에 다니면서 하라는 대로 하는 놀이에만 익숙한 아이들은 놀 시간을 줘도 놀지 못한다"며 "엄마들은 교육적인 취지를 놀이에 가미하길 바라지만 막상 아이들은 이런 프로그램 위주의 활동 대신 마음대로 뛰어놀고 싶다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놀이의 실용성에만 주목하기 보다는 놀이 자체의 가치도 잊지 말아야 한다. 황옥경 교수 서울신학대학교 보육학과 교수는 2016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주최한 어린이 놀이헌장 제정 1주년 포럼에서 "30년에 걸친 놀이 정책 발달과 연구는 놀이가 개인과 공동체의 발달에 기여한다는 도구적 관점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용주의 관점에서 벗어나 놀이 내용이나 잠재적인 결과보다는 놀이 그 자체로서의 기본적인 가치를 중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부모는 놀이에 개입할 여지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조 부연구위원은 "놀이터에 가보면 엄마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위험해' '하지마' 등의 발언"이라면서 "부모는 아이의 놀이에 참여하되 안전에 문제가 될 행동은 미리 알려주고 지켜보기만 해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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