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 '한미약품 美파트너' 주식 대량 매집…왜?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실  | 2018.11.27 06:20

[TOM칼럼]

최근 증권가에는 모 증권사 회장님의 시황관이라는 글이 SNS(사회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유포됐는데, 나중에 사실이 아닌 거짓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사설정보지 이른바 ‘지라시’에 담긴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 그중에서도 미국 주식 투자를 확대하라는 주문이었다.

사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해외 주식 투자 붐은 작년부터 일찌감치 일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해외 주식 매매규모는 2016년 125억6086만 달러(매수액+매도액 합계)에서 지난해 227억1417만 달러로 1년새 81%가 늘었다.

올해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하자 서둘러 해외로 눈을 돌린 투자자들이 많았다. 해외 주식 매매규모는 올 들어 11월 23일까지 298억9345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규모를 31% 초과했다.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2016년 1억8782만 달러에서 올 들어 11월 23일까지 19억137만 달러로 2년새 10배 넘게 커졌다. 순매수 규모를 대폭 늘렸다는 사실은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에 대해 매우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투자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 주식 톱10(결제규모 기준) 리스트를 보면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모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들이다.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이 매우 크다.

미국 주식에의 쏠림 현상은 올해 특히 두드러졌는데 해외 주식 전체 매매규모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58.7%, 2017년 55.6%에서 올해 11월 23일까지 68%로 급격하게 늘었다. 이는 ‘지라시’ 회장님과 비슷한 시황관을 가지고 미국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주식 중에서도 특히 소위 ‘FAANG’라 불리는 초고속성장 기술주에 투자가 많이 몰려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을 칭하는데, 기업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이들 5종목 모두 결제규모 기준 미국 주식 투자 톱10안에 올라가 있다.


여기서 국내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국 주식은 아마존이다. 올 들어 11월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아마존 주식을 21억3600만 달러(2조4137억원)어치 매매했다. 순매수 규모는 4억3412만 달러(4906억원)에 달했다. 아마존은 올 2월부터 매월 연속해서 결제규모 기준 미국 주식 투자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런데 11월 들어 미국 주식 투자에서 특이한 종목이 눈에 띈다. 바로 스펙트럼파마수티컬즈(Spectrum Pharmaceuticals)다. 이 회사는 국내 한미약품의 파트너사로 지난 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FDA(식품의약국)에 한미약품이 개발한 혁신 항암신약 ‘포지오티닙’(POZIOTINIB)의 BTD(혁신치료제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언급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월이면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혁신치료제로 지정되면 향후 임상 2상의 결과만으로도 시판허가를 획득할 수 있는 신속승인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일부 국내 투자자들이 11월 들어서 스펙트럼파마수티컬즈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11월 들어 23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스펙트럼파마수티컬즈 순매수 규모는 2589만 달러(293억원)으로 아마존(1732만 달러)을 제치고 11월 미국 주식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스펙트럼파마수티컬즈 순매수 규모는 11월 순매수 3,4위에 오른 애플과 알리바바를 합친 것보다 많다.

주가도 11월 들어 한미약품과 스펙트럼파마수티컬즈가 동반 10% 이상 상승하며 전체 시장 대비 초과 상승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11월 들어 23일까지 10% 상승했고, 스펙트러파마수티컬즈는 11.1% 올랐다. 이 기간 한국 코스피지수는 1.4% 오르는데 그쳤고, 미국 나스닥지수는 5% 하락했다.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3. 3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4. 4 [더차트] "자식한테 손 벌릴 순 없지"…50대, 노후 위해 '이 자격증' 딴다
  5. 5 월급 그대론데 지갑 빵빵해졌다?…평택 '이 동네' 함박웃음 짓는 이유[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