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플의 혁신적인 '갑질'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8.11.26 04:43
애플은 지난 10여년간 혁신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다. 2008년 모바일 시대를 연 아이폰 시리즈는 연이어 흥행하며 애플에 막대한 수익을 안겼다. 애플은 지난 8월 역사상 첫 번째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00조원)를 돌파했다.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잇따라 제기된 위기설이 무색할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다. 애플의 찬란한 영광 뒤엔 온갖 갑질이 가득하다. 애플답게 갑질 방식도 혁신적이다.

최근 불거진 시연용 아이폰 강매가 대표적인 갑질 사례다. 그동안 애플코리아는 시연용 아이폰을 반드시 구매하는 조건으로 이동통신사들에 물량을 공급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부분 제조사들이 시연폰을 무상 제공한 뒤 회수한다. 이와 달리 애플은 시연폰 강매와 1년간 판매 금지 조건을 걸었다. 애플의 요구를 거절하면 아이폰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이는 중소 유통업체들에 과도한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유통업체들은 참다 못해 애플의 갑질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법적 대응 검토에 나섰다.

애플코리아는 이통사에 각종 비용을 떠넘긴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도 받고 있다. 아이폰 광고, 무상수리, 판매대 설치 등 비용을 이통사가 지불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다. 애플코리아 대신 이통사들이 광고비를 모두 냈음에도 애플이 제작한 아이폰 광고 말미에 이통사 로고를 1~2초 노출하는 게 전부였다. 사실상 애플은 아이폰을 무기로 이통사와 유통업체들을 제멋대로 주무른 것이다.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는 갑질 의혹에 대해 단 한 번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국회의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브랜든 윤 애플코리아 대표는 각종 질의에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애플의 온갖 갑질은 세계 시총 1위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치졸하다.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타이틀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애플은 '자사 중심주의'에 빠져 아이폰 관련 기업들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치 중세시대의 절대군주처럼 무조건 복종만 강요한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은 시장경제체제를 어지럽히는 행태다. 이를 두고만 본다면 비슷한 갑질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질 수 있다. 공정위는 2년째 애플을 조사 중이다. 이제는 애플의 행태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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