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듀크대 심장학 전임의인 저자는 다년간의 연구와 현장경험, 환자 및 가족, 의료진, 학자와의 인터뷰, 참고자료와 사례를 바탕삼아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인 '죽음'에 대해 파헤쳤다. 염색체 DNA와 세포부터 중환자실, 법정, 의료현장, 언론, 대중, 인터넷, 신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죽어감의 새로운 풍경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책 곳곳에서 상기시킨다. 죽음에 맞서기 위해 현대의술의 도움의 받지만 이는 단지 죽음을 지연시키고 죽는 과정을 연장시킬 뿐이라며 죽음에 대해 깊게 인지하고 더 많이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바람직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떠나기 전 고통을 덜 겪고 외로움을 덜 느끼는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선 환자와 가족이 소통할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외부와 격리된 채 온 몸에 장치를 달고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환자의 삶의 질이 높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저자가 '죽음의 질'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하이더 와라이치 지음, 홍지수 옮김, 부키 펴냄, 476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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