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9년 만에 주가 10만원 붕괴…업황 '먹구름'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8.11.20 16:23

[내일의전략]시가총액 20조원대로 털썩..."2019년도 어렵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과 경쟁력 상실에 현대차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며 9년 만에 10만원대가 붕괴됐다. 한때 2위였던 현대차의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8위로 밀렸고 시가총액은 20조원대에 그쳤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대비 4000원(3.94%) 내린 9만7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0조8326억원이다.

현대차 주가가 10만원 미만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종가는 2009년 10월7일(9만6600원) 이후 약 9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의 발목을 잡는 핵심 변수는 G2(미국과 중국)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이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2019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 성장률은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저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2의 동반 수요 둔화는 자동차 산업에서 처음 겪는 상황으로 올해 G2의 수요 둔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며 "판매 회복 모멘텀이 부족해 자동차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말 발표된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큰 폭으로 밑돌았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비 1% 증가, 76% 감소한 24조4337억원, 2889억원의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신흥국 통화약세와 예상 못한 품질비용 증가가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이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성장세 전환이 예상되나 2019년 자동차 업황에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신뢰성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019년 수요 둔화에 대비해 원가 절감과 차 라인업 조정으로 수익성 방어를 위해 노력 중이다. 도요타는 리콜 사태 이후 설계 혁신을 시도했고 GM은 세단을 축소하고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유연하고 신속한 시장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현대차는 위기를 타개할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고급 세단 수요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중국 시장에서 원-브랜드 전략으로 저가차 라인을 선보이고 있지만 경쟁사 GM이나 폭스바겐은 중국 소비자의 다양성을 감안한 멀티 브랜드 전략을 실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아성이 여전하지만 한국 시장의 자동차 수요 전망은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어두운 상황이다. 확실한 수요 진작책이라던 개별소비세 인하조차 수요 증가에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하반기 들어 심화된 고용쇼크는 2019년 자동차 수요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차 그룹이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용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더불어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그룹 재정비가 필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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