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떠나고 취업자 외면… 한때 '인재 블랙홀' 페북, 이젠 인재난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 2018.11.19 17:27

올해만 주요 인력 10여명 회사 떠나… 샌드버그도 한때 퇴사 고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AFPBBNews=뉴스1
"회사가 전쟁 상황이다. 앞으로 이 상황에 맞춰 회사를 이끌고 가겠다." 지난 6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는 50여 명 임원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당시 페이스북은 캠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져 타격을 입고 있던 중이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커버그가 이 자리에서 언급한 새로운 경영 방식이 전례없던 혼란을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최근 수개월 간 인스타그램 창업자들을 비롯해 10여명의 주요 인력을 떠났고 미국의 예비 취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떨어졌다.

당시 임원들과의 회동에서 저커버그는 "(경영 환경이) 좋은 시기에는 주요 결정 과정에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고 천천히 해도 괜찮지만 투자자·사용자들로부터 압박을 받는 이 상황에서는 내가 앞서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저커버그 CEO는 경영진들에게 개인정보 유출, 가짜뉴스, 사용자 이탈 등 문제들을 더 빨리 해결하라고 압박했고 외부의 비판 소식이 들릴 때면 짜증을 내기도 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저커버그의 이 같은 경영 방식에 대한 반발로 페이스북에서는 올해만 경영진을 포함한 10여명의 주요 인력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 9월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CEO와 마이크 크리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사임했고, 지난달에는 가상현실(VR) 사업부문의 브렌던 아이리브 오큘러스 전 공동창업자가 결별을 선언했다. 앞서 4월에는 왓츠앱(WhatsApp) 공동창업자 얀 쿰도 퇴사했다.


WSJ는 핵심 인사인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개인정보 유출 문제로 저커버그 CEO가 자신을 비난하자 퇴사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의 '속도전'에도 페이스북의 실적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 10월 말 발표한 3분기 매출은 137억3000만 달러, 월간활동이용자수는 22억7000만명으로 시장기대에 못 미쳤다. 주가 역시 최고점에 비해 36% 추락했다.

취업시장에서도 페이스북 인기가 식고 있다. 지난 15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초 버클리대학교에서 열린 애플리케이션 제작대회 참가 공학도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실으며 페이스북이 기피 직장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참가자는 개인정보 유출, 가짜뉴스 문제 등을 거론하며 "내 친구들 상당수가 '페이스북에서 결코 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고 했고, 페이스북 인턴십 경험으로 인해 놀림거리가 된 경우도 있다는 사례도 실렸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영국 부총리 출신의 닉 클레그를 커뮤니케이션 담당 책임자로 영입했지만 혼란 수습 여부는 불투명하다. 올해 6월 연내 퇴사 의사를 밝힌 엘리엇 슈라지 전 커뮤니케이션 담당 책임자는 지난 16일 사내 인터넷 'Q&A'를 통해 "수개월 내 회사에 대한 안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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