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해외 곳곳서 포르노 공론화…韓, 제자리걸음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18.11.19 18:40

[대한민국 포르노를 말한다]④미국·일본·영국 등 포르노 공론화해 규제 기준 체계화

편집자주 | IT 발달에 따라 포르노는 더욱 은밀히 광범위하게 일상을 파고든다. 기형적인 어둠의 산업도 몸집을 키운다. '웹하드 카르텔'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도 포르노로 돈을 번다. 이대로는 제2, 제3의 양진호는 계속 나온다. 포르노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익숙한 불법' 포르노에 합리적 규제와 새로운 기준을 고민할 때다. 



위디스크, 파일누리 등 국내 웹하드 사이트가 불법 포르노의 천국이 된 건 우리 사회가 포르노와 관련해 제대로 된 논의를 하지 않고 외면해 온 탓이 크다. 포르노를 공론화하지 못하는 사이 미국과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선 사회적 논의를 거쳐 포르노 관련 규제를 체계화하고 있다.

현재 포르노를 합법화한 대표적인 국가들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독일, 영국, 호주, 일본 등이다. 물론 포르노를 합법화했다고 해서 모든 포르노를 법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 폭력성, 아동 대상 유무 등 규제 기준을 세부적으로 마련했다.

전 세계 포르노 산업이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포르노를 노출 수위에 따라 소트트코어(Softcore) 포르노와 하드코어(Hardcore) 포르노로 나눈다. 소프트코어 포르노는 성인의 나체나 성행위 장면을 단순히 보여주는 포르노다. 하드코어 포르노는 남녀의 성기나 음모가 그대로 보이거나 성행위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미국에서는 하드코어 포르노라고 해도 표현물로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 다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행위, 동물과의 성교, 폭력적 성행위를 묘사한 극단적인 하드코어 포르노는 철저히 금지한다.

독일, 일본, 영국 등 포르노를 합법화한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과 비슷한 규제를 둔다. 소프트코어 포르노와 일부 하드코어 포르노를 허용하고 아동 포르노, 폭력적 포르노, 동물과 성교하는 포르노 등은 금지한다. 폭력적 포르노는 강제적인 성관계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강간, 집단적인 성폭행, 성적인 고문, 채찍질 등 행위가 담긴 포르노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독일, 영국 등 대부분 국가는 영화, 애니메이션, 책 등 모든 아동 포르노를 강력 규제하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만화에서 아동의 등장을 허용한다. 콘텐츠 내에 가상의 아동이 등장해 성행위를 해도 허용하는 것이다.


포르노를 합법화한 국가들은 단순히 성기노출, 성기 삽입 여부만을 놓고 불법 여부를 따지지는 않는다. 콘텐츠 전체의 내용 등을 따진다. 불법 여부를 전적으로 재판부의 판단에만 맡기지 않고 공론화해 사회적인 논의를 충분히 거치는 방식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 등 포르노를 합법화한 국가는 포르노 규제 방안을 놓고 1960년대부터 논의해 왔다. 미국은 1968년 '음란성과 포르노그래피에 관한 대통령 위원회'를 처음 만든 뒤 1985년 포르노 실태와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미즈위원회'를 설립했다.

영국은 1977년 음란물 규제와 실태 조사를 위해 '윌리엄즈 위원회'를 만들었다. 정부와 학계, 포르노 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성인 콘텐츠 실태조사와 포르노가 미치는 영향 등 광범위한 연구․조사를 벌였다.

'포르노그래피'의 저자 홍성철 경기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포르노는 인터넷과 글로벌 경제를 두 날개로 생활 깊숙이 침투해 왔다"며 "포르노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지만 우리는 포르노를 어떻게 다룰지 논의하는 걸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는 포르노를 어디까지 수용할지 끊임없이 논의해 오면서 법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포르노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우리도 한국인들의 성 의식 조사와 함께 포르노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으로 포르노 논의를 수면으로 끄집어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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