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시중은행, 유리천장 여전…여성 부행장 1명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8.11.18 18:33

[금융권 인사 '큰판']<4>은행권, 남녀차이 따른 역할 구분 없애려 고민

편집자주 |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지주사 회장 1명, 은행장 6명이 임기 만료되면서 교체 여부에 따라 금융권에 대규모 인사가 예상된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임원만 140명 이상이 이동 대상이다. 올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인사가 어떤 특징을 보일지 살펴봤다.

은행권에서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여전하다.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은 남성과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지만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 숫자가 급격히 감소해 여성 임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18일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임원(비상근 제외) 96명 중 여성 임원은 3명에 불과했다. KB국민은행은 임원 20명 중 박정림 WM그룹 부행장이 유일한 여성이다. 박 부행장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한 여성 부행장이기도 하다.



KEB하나은행은 임원 28명 중 백미경 소비자보호본부 전무가, 우리은행은 임원 25명 중 정종숙 WM그룹 상무가 유일한 여성이다. 신한은행은 임원 23명 중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다. 은행권의 여성 지점장(부장) 비율은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이유로는 여성은 영업점 창구 전담인 텔러가 많은데 텔러는 승진에 제한이 있다는 점,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점, 은행 내 핵심 업무에 남성이 많이 배치된다는 점 등이 꼽힌다. 그만큼 경력개발 기회가 적어 승진에서 밀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PB(프라이빗뱅커) 등 수신 업무는 여성이 주로 맡고 은행 수익에서 높은 부분을 차지하는 RM(기업금융전담역) 등 영업과 여신 업무는 대부분 남성이 맡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성이 지점장과 임원으로 이어지는 승진 코스를 밟기가 쉬워진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신은 영업점에 기본적으로 찾아오는 고객이 있는데다 판매 과정에만 문제가 없으면 되지만 여신은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데다 꾸준한 사후관리도 필요해 업무가 고된 만큼 대우를 더 받는다”고 말했다.


은행 내부 문제가 아니라 외부 영업환경에 의해, 즉 남녀차별이 아니라 남녀차이에 의해 역할 구분이 이뤄져 왔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RM의 경우 중소·중견기업 임원을 직접 만나 영업해야 하고 경쟁도 치열해 여성이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과거엔 여성이 RM에 지원해도 거절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 스스로 역할을 구분 짓기도 했다. 은행 관계자는 “여성이 RM보다 PB 업무를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직무육성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때 자신의 원하는 분야를 선택하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여성은 대부분 PB를 선택하고 업무가 힘들고 야근이 많은 RM을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데다 은행도 남녀 역할 구분을 깨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여성 중소RM 양성을 위한 역량 강화 연수와 보수교육 등을 실시하고 여성 중소RM 간담회를 열어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3월 그룹 차원에서 여성리더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를 출범해 여성을 특정 업무에 배치하는데 대한 어려움,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경력단절 등을 문제로 보고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사내 연수나 특정 부서 전입 공모시 여성을 우대하고 있다.

전체 임원 11명 중 여성 임원이 4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씨티은행의 경우 기업금융, 인사 등 주요 부서를 여성 임원이 맡고 있다. 유명순 수석부행장은 기업금융그룹장을, 신동금 부행장은 인사본부 총괄을 맡고 있다. 씨티은행에 여성 임원이 많은 이유는 성별, 인종, 종교, 문화 등 다양성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부행장급뿐만 아니라 부장급 이상 관리자도 여성 인력이 많아 임원으로 승진 가능한 여성 인력 풀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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