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의 고차방정식 '첫 경제팀 교체'…4인4색 교체배경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18.11.13 10:18

[the300][런치리포트-위기 後 2기]첫 경제팀 교체의 복잡한 '셈법'

기획재정부 장관 등 주요 경제부처 수장의 교체는 언제나 정치·경제적 격변과 함께 했다. 정치적 이유로 경제팀이 교체된 경우도 있다는 얘기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대통령 탄핵 후 재정비 등 이유는 각각 달랐지만 국정운영 분위기 전환과 쇄신을 목표로 단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부총리·청와대 정책실장 교체도 비슷한 함의를 담고 있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12일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경제팀 교체의 배경을 추적했다.

◇국민의 정부, 국민연금 파동·한일어업협정 분위기 전환=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1999년 5월 17개 부처 중 11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하는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면에 등장했다.

김 전 대통령의 경제팀 교체는 '경제'를 타켓으로 삼았다기보다는 당시 국민연금 파동과 한일어업협정에 대한 반발에 대한 분위기 쇄신이란 의미가 컸다. 국민의 정부는 1999년 4월 도시지역 자영업자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 대한 국민연금가입을 전격 단행했다. 필요한 조치였으나 홍보미비 등의 이유로 큰 반발을 불렀다. 1년3개월간 누적된 피로감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단 점도 개각의 배경이 됐다.

1기 내각에 정치인 출신 장관이 많았던 것도 개각의 배경이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준비기간을 줘야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 정부 2기 내각은 관료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탄핵 후폭풍, 재정비 나선 노무현=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1년3개월만인 2004년 6월 전면 개각에 나섰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전면개각 4개월전인 같은해 2월 경제팀의 수장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의 2004년 개각은 탄핵 이후 재정비란 의미가 강했다. 2004년 탄핵심판과 대통령 직무정지로 국정운영의 흐름이 약 3개월간 끊겼던 만큼 새 팀을 구성할 필요가 있었던 것.

집권 1년차에 겪었던 부동산 대책 실패와 신용카드 부채 문제에 따른 지지율 하락이 탄핵의 한 배경이 됐다는 점도 기존 경제팀을 유임시키기 어렵게 했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외환위기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아 구조조정 사령탑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도 선임의 이유였다. 카드대란 이후 양산된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위기극복의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금융위기 극복 '속도전'=이명박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 극복이 화두던 2009년 2월 첫 경제팀 수장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질하고 윤증현 전 장관을 임명했다.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 사흘만에 본회의도 건너뛰고 임명한 '속도전'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가 위기에 처해있던 상황이라 가능했다.

강만수 전 장관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747(7% 경제성장률·소득 4만 달러·경제 세계 7위)을 달성하기 위해 고환율 정책을 썼는데, 글로벌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독약이 됐다.

강 전 장관이 외환위기와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대응에 나서며 외환보유고가 줄어든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세월호 여파, 침체된 경기를 구해라…'초이노믹스' 등장=박근혜 전 대통령의 2기 경제팀 수장이었던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른 어느 2기 경제팀보다 화려하게 등장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내세운 그의 경기부양책은 일명 '초이노믹스'로 명명됐다. '아베노믹스' 등 '00노믹스'류 작명에 최고권력자가 아닌 인사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다.

2기 경제팀이 전면에 나선 것은 세월호 사건 이후 내수경제 침체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첫 경제팀 수장이었던 현오석 전 장관 당시 2.9%였던 경제성장률이 세월호 사건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단 위기감이 크던 시기였다. 국민의 시선을 경제로 돌리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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