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미자 검출기로 북한 비핵화 검증 가능”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8.11.09 08:00

IBS 등 6개국 15개 기관 소속 중성미자연구자들 주장 '사이언스' 레터스 게재

북한 영변 지역의 인공위성 이미지/사진=IBS
'중성미자 검출기‘로 북한의 비핵화를 검증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와 주목을 끈다

기초과학연구원(IBS)·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IPL) 등 6개국 15개 기관 소속 국제 중성미자 연구자들은 “북한 영변 원자로 주변에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하면 원거리에서도 핵분열 과정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를 검출할 수 있게 돼 원자로 가동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9일 밝혔다. 이 내용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레터’ 코너에 실렸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가운데 하나다. 질량이 거의 없고 이동속도가 빛의 속도에 달한다. 다른 물질과 매우 약한 상호작용(반응)을 하기 때문에 관측이 힘들어 '유령입자'라고도 부른다. 빅뱅, 초신성폭발, 태양의 핵융합과 같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원자로에서 핵연료가 핵분열할 때 인공적으로 생성되기도 한다.

이번 사이언스 레터에 따르면 북한 영변 원자로 주변에 중성미자 검출기를 설치한다면 1㎞ 이상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 기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 수단인 24시간 폐쇄회로(CC)TV 등이 없어도 검출기만으로 24시간 원자로의 가동상황, 플루토늄 생성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것.

북한 영변 지역에는 열출력 20메가와트(MW)급 원자로, 100MW급 실험용 경수로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로에서는 1초에 1000만와트(W) 출력 당 대략 2해(2×10의 20승)개의 중성미자가 생성된다. 생성된 중성미자 수는 원자로의 열 출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역으로 중성미자가 검출된 수로 원자로의 가동여부와 열 출력을 추적할 수 있다. 핵연료로 사용된 동위원소의 시간에 따른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중성미자 검출기를 활용한 북한 비핵화 검증 가능' 의견이 게재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의 레터스/사진=IBS

이번 레터스 저자에 함께 이름을 올린 서선희 IBS 지하실험연구단 연구위원은 "영변지역 지형을 고려할 때 중성미자 검출기의 설치 위치에 따라 검증도구로 사용될 검출기의 종류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만약 접근제한으로 인해 1km 가량 떨어진 원거리에 설치돼야 한다면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검출기와 같은 종류의 검출기를 설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IBS 지하실험연구단은 전남 영광군 한빛 원자력발전소에서 ‘원자로 중성미자 진동 실험(RENO)’, ‘단거리 중성미자 진동 실험(NEOS)’을 하고 있다.

서 연구위원은 "중성미자 검출기는 기존 검증도구와 달리 통제지역인 원자로에서 벗어나 원거리에서도 핵 활동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이번 사이언스 기사는 물리학의 최첨단 기술이 평화적 이용을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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