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날씨에 풍력발전기 날개가 '휘잉' 소리를 내며 거침 없이 돌아갔지만 물 위에 빈틈 없이 떠있는 패널들은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현장 관리 직원들은 패널 옆 철제 구조물 위를 걸어다니며 시설물의 상태를 확인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군산 수상태양광발전소가 지난 7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발전용량은 18.7㎿로 연간 2만5322㎿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약 745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한국남동발전과 DNI코퍼레이션 등 전북 도내 기업들이 결성한 특수목적법인(SPC) 피앤디솔라가 사업 주체다. 이들은 군산시와 유수지 20년 임차 계약을 맺고 발전시설을 건설·운영한다.
수상태양광발전소는 댐이나 저수지, 유수지 등 물 위에 부력체를 설치한 뒤 그 위에 태양광 모듈을 달아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구조물을 물 위에 띄우고 단단하게 고정하기 위해 계류장치와 부력체 등 추가 설비가 필요하다. 때문에 육상태양광보다 건설 비용이 더 든다.
그러나 태양광발전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인 부지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광발전을 하려면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데, 국토면적이 좁은 한국에선 적당한 부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지가가 낮은 산지에 태양광발전 시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도 끊이질 않았다.
수상태양광은 비어 있는 유휴수면을 활용하기에 이런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수자원공사나 농어촌공사, 지자체가 관리하는 댐이나 저수지를 임차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부지 확보가 가능하다. 군산 수상태양광의 경우 국가산단 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주민의 동의도 필요하지 않았다. 박식 피앤디솔라 대표는 "수상태양광을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을 찾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상태양광은 발전효율도 더 높다. 높은 온도에 취약한 태양광패널의 특성 때문이다. 물 위에 설치되기 때문에 뜨거워진 패널 온도를 낮춰주는 냉각효과가 발생한다. 햇빛을 차단하면서 조류 발생도 억제할 수 있다.
이날 설명에 나선 관계자들은 수상태양광의 안전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필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카드뮴이 포함된 박막 태양전지 모듈을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전선 부분에 납이 사용되지만 사용되는 양은 전체 무게의 0.1% 정도로 적다"고 말했다.
또 햇빛을 차단해 수생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부정적 영향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며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어류들이 구조물 아래로 모여드는 등 오히려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2011~2012년, 2013~2014년 두 차례 실시한 합천댐 수상태양광의 환경 영향성 평가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KEI는 수상태양광 설치가 수질, 조류, 어류, 플라크톤, 토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 환경 오염 없이 청결도가 유지됐다는 결론을 냈다.
박식 대표도 "태양광 모듈을 세척할 때에는 세척제 없이 상수도 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주변 오염 위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태풍에도 계류장치가 2도 이상 틀어지지 않았고, 상주 직원이 주기적으로 점검해 부력체 파손시 바로 교체하고 있다"며 안정성도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국내에서 수상태양광 발전이 상용화된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환경 영향 평가 대상이었던 합천댐의 경우 용량이 100kW, 500kW에 불과했다. 규모가 커진 수상태양광 시설에 대해 장기적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미다.
태양광 폐패널의 처리 문제도 있다. 사용연한 20년이 지나면 막대한 양의 폐패널이 발생한다. 정부는 진천에 태양광 재활용 센터를 지어 유리, 알루미늄 등을 재활용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모듈의 원재료 90%는 다시 활용이 가능하지만, 10%는 완전 폐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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