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레스터 한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소아과 수습의사 바와 가르바(Bawa Garba, 40)는 오진과 실수로 6살짜리 남아 잭 어독이 사망토록 했다.
가르바는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에 온 잭을 복통으로 진단했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가르바가 병원 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잭은 다른 병동으로 옮겨졌다. 가르바는 소생이 불가능한 환자와 잭을 혼동해 잭에 대한 치료를 멈췄다. 잭은 방치된 채 결국 폐혈증으로 사망했다.
이 사고로 가르바는 민·형사상 소송에 휘말렸다. 2015년 노팅험 형사법원(Crown Court)은 가르바를 중과실 치사죄로 유죄와 함께 2년간 집행유예와 1년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의사들이 들고 일어났다. 가르바에 대한 처분이 가혹하다는 것이었다. 집행유예 기간을 반으로 줄이는 동시에 자격정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사들은 영국 의사 면허권을 쥐고 있는 의료위원회(GMC)가 가르바를 희생양 삼아 영국 병원의 열악한 현실을 덮으려 한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이때부터 가르바 이슈는 의사 면허 유지 내지 박탈 여부에 집중됐다. 올 초 열린 고등법원(High Court)에서 법원은 가르바 면허를 아예 취소하는 게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의사들의 저항은 더 격해졌다. 집단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여론전에 나섰다.
다른 나라 의사들까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 예로 호주 캠벨타운 병원 소아와 의사 앤드류 맥도널드(Andrew McDonald) 박사는 "가르바 박사 사건은 모든 의사들과 관련이 있다"며 의사들의 집단 저항을 지지하고 나섰다.
올 8월 항소법원(Court of Appeal)은 고법 판결을 뒤집었다. 이 판결로 가르바는 다시 의사면허를 되찾았다. 잭의 어머니 니키(Nicky)는 가르바와 의사들을 통렬히 비난하며 대법원(Supreme Court)에서 가르바를 단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사건은 한동안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의사 집단이 똘똘 뭉치자 이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어느 때보다 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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