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호출·공유 업체에 줄서는 車·IT 기업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18.11.07 16:27

완성차업체, 도로·보행자 빅데이터 수집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도움…현대차, 동남아 그랩에 총 3120억원 투자

현대차, 토요타, GM, 폭스바겐, 구글,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카 헤일링(자동차 호출), 카 셰어링(자동차 공유), 카 풀(차를 함께 타고 가는 것)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중심에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7일 자동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IT 기업들은 미래 자동차 트렌드가 '자율주행, 친환경차, 차량 공유'로 변화하는 가운데 독자적인 차량 공유 서비스 플랫폼 개발보다는 차량 공유 업체에 투자하고 제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특히 이날 현대·기아차는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동남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 '그랩(Grab)'에 현대차가 1억7500만달러(약 1990억원), 기아차가 7500만달러(약 850억원) 등 총 2억5000만달러(약 28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대차의 외부 투자 중 최대 금액이다.

올해 1월 현대차가 그랩에 투자한 2500만달러(약 284억원)까지 합치면 현대·기아차의 그랩에 대한 총 투자액은 2억7500만달러(약 3120억원)에 달한다.

지역별로 대형 차량 공유업체에 일정 지분을 투자하면 자동차 업체들은 도로와 보행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 자율주행차 개발에 도움을 얻는다. 차량 공유업체에 친환경차 등을 플릿판매(대량 판매)도 할 수 있다.

토요타는 지난 6월 그랩에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자하면서 그랩의 시장 가치를 100억달러(약11조2000억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그랩은 동남아 8개 국가 170여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의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

토요타는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에도 지난 8월 5억달러(약 56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토요타는 2016년에 우버에 1억달러를, 같은 해 미국의 P2P(개인간) 차량공유 서비스 '겟어라운드'에 1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어 지난 8월 겟어라운드의 3억달러 규모 펀딩에 소프트뱅크와 함께 참여해 지분을 늘렸다.


토요타는 복합교통 서비스로 유명한 핀란드의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마스'에도 일부 투자했으며, 현재 하와이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카쉐어링을 시범 서비스 중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에 5억달러를 투자했고, '메이븐'이라는 자동차 공유 프로그램을 미국내 일부 도시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스라엘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겟'에 3억달러를 투자했다. 볼보는 우버에 2019년부터 3년간 2만4000대의 자율주행차량을 공급키로 했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차량 공유 서비스 투자도 활발하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투자자 그룹은 지난 1월 17.5%의 우버 지분을 넘겨 받았으며, 소프트뱅크 단독으로 15%의 우버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소프트뱅크 단독 투자액만 77억달러(약 8조원)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중국의 '디디추싱', 싱가포르의 그랩, 인도의 '올라', 브라질의 '99', 러시아 '얀덱스' 등 세계 각국의 1위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지분 상당량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리프트에 10억달러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은 완전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완성차 판매 대신 차량공유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한 공유서비스 시장이 자리를 잡게 되면 비싼 구입비와 유지비 등을 감수하면서 자가용 차를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든다. 여기에 차가 알아서 지정 장소로 움직이는 '로봇 택시(Robot Taxi)'까지 등장하면 교통 혼잡과 주차난, 대기 오염 등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차량공유 확산으로 2030년에는 일반소비자의 자동차 구매가 현재보다 최대 연간 400만대 감소하고 차량공유용 판매는 200만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2030년 차 공유 시장이 전체 자동차 산업 이익의 4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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