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민청원,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여성'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 2018.11.06 15:33

서울대 '국민청원, 현황과 과제' 포럼…"20만명 응답 기준 모호하고 왜곡 발생"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뉴시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책임 있는 응답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20만명의 동의를 얻지 못했더라도 정부가 답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열린 '국민청원, 현황과 과제' 포럼에서 정동재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 부연구위원은 "20만명이라는 수치가 정부 답변의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20만명 이상의 답변을 얻지 못하면 정부가 답변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를 설계했다"며 "20만명이라는 기준을 설정한 기준도 불분명하고 20만명을 채우는 과정에서 경쟁과 왜곡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수가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 적극적 지지자들의 욕구가 과잉대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청와대 국민청원이 자칫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은 게시글 중 실제 청와대와 정부가 답변할 수 있는 안건은 소수에 불과하다"며 "청와대가 삼권분립의 원칙을 벗어나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하면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게시글 삭제 기준에는 "관리 주체인 청와대가 자의적으로 삭제하거나 응답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권리인 응답신청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법령으로 게시글 등록이 가능한 사항과 그 범위를 명확히 한 후 부적절한 내용을 배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이 시민들의 폭발적 호응을 받는 반면 별도 창구인 국민 신문고에서는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연구위원은 "(국민 신문고에 들어온) 민원이 관련 행정 기관을 돌다가 종료되면서 실질적인 응답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형식적 답변만 해도 민원이 처리된 것으로 집계하고 답변의 적절성과 충분성에 대해서는 사후 검증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민청원의 표현방식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준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은 동의만 할 수 있을 뿐 반대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없어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공론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여론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국민청원 게시판뿐 아니라 공론장 전체를 보는 시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부연구위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청와대 국민청원이 도입된 이후 이달 1일까지 약 32만7000건의 청원이 등록됐다. 매일 742건의 신규 청원이 올라오는 셈이다. 이중 정부의 공식 답변 기준인 '30일 내 20만명 이상' 추천을 받은 청원은 57건이다. 청원 내용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여성(272건) △정부(165건) △아이(138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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