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다소 낙관적"…한국경제 살릴 희망요인은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8.11.08 06:30

[이코 인터뷰]'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이코노미스트가 금융계와 산업계, 정계와 학계의 관심있는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깊이 있는 의견을 듣습니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사진=김창현 기자
고용 부진, 투자 침체, 집값 하락, 주가 급락.

2달 밖에 안남은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말 코스피지수가 200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지수가 5% 가까이 급락하며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자 금융위기 10년 주기설마저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하방위협이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하나 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위기론을 일축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 자리에서 장하성 정책실장도 야당이 경제 '위기'가 아니냐며 지적하자 "(경제에) 문제가 있지만 이것을 위기라고 규정하는 것은 좀 과하다"라고 반박했다.

우리 경제가 지난해보다 다소 침체되어 있다는 지적은 맞지만, 수출이 최단기간 5000억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견조하고 투자를 제외한 전반적인 거시경제는 위기를 말할 정도는 아니라는 항변이다.

반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전반적인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지적하며 올해 성장률을 기존의 2.9%에서 2.7%로, 내년 전망치를 2.7%에서 2.6%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현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은 물론 내년도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저서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온·오프라인 상에서 인기 강사로 주목 받고 있는 김광석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한국경제 성장률 2.7%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치"라며 "내수 부진과 미국 금리인상 등의 리스크 요인들을 감안하면 내년 성장률은 2.5%까지 낮춰 보는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금리인상, 대내적으로는 고용 및 투자 부진이 위협요인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회수되고 달러화 표시 부채에 의존하고 있던 신흥국들의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져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교수는 먼저 2019년 한국경제를 위협할 대외요인으로 미국의 금리인상을 꼽았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되면서 글로벌 교역이 크게 둔화되고, 특히 대중 중간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 침체는 물론 수출 기업들의 투자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커졌다. 이로 인해 기업이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더 치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한편 김 교수는 대내적으로 고용 부진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기업의 투자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내수 경기 침체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2019년 신규취업자수를 16만명으로 전망했는데,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고용이 크게 개선된다고 보기 힘든 숫자다. 고용 부진은 곧 가계소비 여력 감소로 이어져 소비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더구나 2019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이 적용되고, 300이상 대기업은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강제 적용되며 중소·중견기업들도 내후년 근로시간 단축을 준비하는 등 전반적인 기업 경영여건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조정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만, 각종 리스크 요인들을 고려할 때 전망치는 다소 낙관적인 수치로 보인다.”

김 교수는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을 감안해 최근 자신의 저서인 '201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을 2.5%까지 전망치를 낮췄다.


◇남북 경협은 2019년 한국경제를 살릴 희망요인
그렇다면 2019년 한국경제를 살릴 희망요인은 없을까?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북한 핵문제, 북미관계 개선 등으로 남북경협이 재가동되면 이는 침체된 한국경제의 획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남북 도로 및 철도 연결사업이 본격화되면 이는 국내 건설 및 인프라 관련 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내다봤다.

“남북 경협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개성공단이 재개되고, 제2, 제3 개성공단이 조성되면 인건비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 170조원, 경제성장률 상승폭은 연간 0.3%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은행의 2019년 성장률 전망치가 2.7%임을 고려하면 남북 경협사업만 잘 돼도 3%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나아가 김 교수는 통신, 에너지, 관광 사업 등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이는 한국경제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2020년 일본 올림픽 단일팀 구성 등 체육협력, 이산가족 상봉, 식량 및 의약품 지원 등 남북 경협을 확산하는데 필요한 제반 협력 사업들도 과감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2019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시니어비즈니스에 적극 대응할 필요
“4차 산업혁명시대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은 이미 각 산업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의 프로세스는 물론 기존 산업의 가치사슬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김 교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대표적인 예로 금융산업을 들면서 “최근 카드사들은 위치기반 빅데이터에 기반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으며, 고객의 소비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행태를 분석하고, 향후 예상 경로 및 소비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고개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경쟁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9년에는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산업 전반에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각 산업 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들을 적극 포착하고 도입하는 한편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온라인 기반 플랫폼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날로 심화되는 고령화는 생산인구 감소 및 소비 감소 등의 위협요인이 될 수 있는 반면, 시니어비즈니스의 확대될 기회요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최근의 고령층은 과거와 달리 자산도 축적되어 있고, 사회활동이 활발하며 SNS를 통한 소통에도 능하고 적극적으로 문화를 소비하는 등 자기주도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따라서 김 교수는 이미 고령층이 14%를 초과한 '고령시대'에 대응해 고령친화적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함으로써 시니어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기회요인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석 한양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사진=김창현 기자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남친이 머리채 잡고 때리자…"너도 아파봐" 흉기로 반격한 여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