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25일 중국 루가오 기차문화관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 전시회 'FCVC 2018' 단독 취재 현장에서 들은 단어들 중 하나는 '연구인력 빼가기'였다.
중국은 올해 2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연합'을 출범하고 수소전기차를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수소전기차 굴기(倔起)'를 선언했다. 그런 만큼 현지 완성차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장성기차(長城汽車)는 올해 3월 중국 완성차업체 중 처음으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 가입했다. 수소위원회는 전 세계 주요 정부와 기업이 탈(脫)탄소 및 세계 에너지 전환을 위해 만든 기구다.
장성기차는 BMW에서 수소차 개발을 담당하던 토비아스 브루너를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수소전기차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뽑고 있다.
수소전기차 연구개발에 대한 인력 수요는 전체 산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화된 수소전기차 기술력을 보유한 현대차 연구원은 '영입 1순위'다.
장성기차는 8월에 수소기술센터를 세웠으며, 2020년 독자 기술력에 바탕한 수소전기차를 공개한 후 2022년 양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알루미늄 형태의 '타입3' 수소연료탱크도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굴기'와 아울러 또 하나 체감했던 것은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中華)'다.
올해 FCVC는 51곳의 참여 업체 가운데 대부분이 중국 현지 중소 업체들이었다. 중국 공업정보통신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3년째 이 행사를 후원 중이다. 올해 전시회 후원사로 나선 일본 토요타가 '미라이' 수소전기차를 전시했지만 대부분은 수소 생산, 저장, 운송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업체, 연료전지 스택 및 동력 시스템 개발 현지 업체이다. 아직 기술 수준은 낮지만, 중소 스타트업들의 열기를 볼 수 있었다.
현대차, 토요타, 헥사곤, 셸, 에어리퀴드, 발라드 등 글로벌 기업들과 각국 정부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한 글로벌 학회이지만 언어는 오로지 중국어, 영어로만 오갔다. 한국어나 일본어로는 아예 통역해주지 않았다.
중국 연사들은 발표 자료도 중국어로 제시했다. 중국어를 못하는 기자로서는 발표자료에 나와 있는 숫자와 간체자에 대한 일부 지식, 완벽하지 않은 영어 통역에 의존해 발표 내용을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세상의 중심은 중국이라는 중국인들의 뼛속 깊은 생각은 앞으로도 그대로일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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