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초만 스타벅스 카드→신용카드, 외국인 일당 검거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 2018.11.04 09:00

위조한 신용카드 371장으로 강남·명동 ATM서 인출 노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4대는 위조한 신용카드 371장을 가지고 강남과 명동 등 번화가 은행 ATM기에서 총 3690만원을 빼내려던 루마니아인 A씨(38)와 B씨(여·31)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사진은 위조한 카드와 인출한 돈, 위조 프로그램)
/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4대

해외에서 발행된 신용카드 정보를 불법으로 빼내 카드를 위조한 뒤 국내 은행 ATM(자동화기기)에서 수천 만원을 인출하려던 혐의로 루마니아인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4대는 올해 9월19일부터 지난달 15일까지 위조한 신용카드 371장을 가지고 강남과 명동 등 번화가 은행 ATM에서 총 3690만원을 빼내려던 루마니아인 A씨(38)와 B씨(여·31)를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행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빼낸 뒤 그 정보를 스타벅스나 H&M(에이치앤엠, 패션 브랜드) 등 일반 멤버십 카드 뒷면 마그네틱으로 삽입해 카드를 위조했다. 겉모습은 일반 멤버십 카드지만 신용카드처럼 활용한 것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는 IC(집적회로)칩이 없으면 ATM 사용이 불가능 하지만 해외에서 발행된 신용카드에 한해서 IC칩 없는 카드도 인출이 가능하다는 국내 은행 ATM의 허점을 이용했다.

금융당국이 국내에 들어온 해외여행자 등의 편의를 위해 IC칩이 없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놨다. IC칩 카드는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마그네틱카드는 복제가 쉽다.

경찰 관계자는 "영국이나 프랑스, 터기 등 유럽국가는 위조 신용카드를 방지하기 위해 IC카드만 사용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사가 발행한 신용카드도 2015년 6월2일부터 IC칩이 없으면 ATM에서 돈을 인출 할 수 없는데 아직 마그네틱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있어 금융당국이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불법으로 취득한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새 카드에 옮기는데 4~5초면 충분했다. 신용정보가 담긴 프로그램을 열고 컴퓨터에 카드리더기를 연결한 뒤 일반 멤버십 카드를 긁기만 하면 일반 멤버십 카드가 신용카드로 바뀌었다.

이들은 총 21회에 걸쳐 670만원을 인출했다. 또 168회에 걸쳐 3020만원을 인출하려 했지만 승인 거절로 돈을 빼내지는 못했다. 빼낸 돈의 70%는 직접 챙기고 30%는 해외 신용카드 정보를 보내준 일당에게 줬다.

A씨 등은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은행 업무 마감 시간 이후나 공휴일에 집중적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한곳에서 30만원 정도만 인출 했고 거래 기록이 남아있는 전표는 모두 수거 해 가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루마니아 범죄정보국(인터폴)으로부터 "신용카드 카드복제 범죄조직원이 한국에 간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들을 집중 미행해 지난달 16일 서울에 있는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를 이용할 때 생기는 허점을 개선하라고 금융감독원에 권고했다"며 "루마니아 인터폴과 국제위조카드 사건을 공유하고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 정보 입수 방법에 대해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개그맨들에게 폭력·따돌림 당해"…'뜬금 은퇴→해외행' 천수정 폭로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비 와서 라운드 취소"…4시간 걸려도 직접 와서 취소하라는 골프장
  4. 4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
  5. 5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꼭꼭 숨긴 자산 추적…추징금 122억 전액 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