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에게 미안하다"…강서 주차장 살해범 검찰행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 2018.11.01 09:27

이혼한 아내 차량에 위치추적기까지 부착해 결국 살해…딸들 "가정폭력에 시달려"

이혼한 아내를 아파트 주차장에서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가 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새벽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아내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48)가 1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오전 9시쯤 서울 양천구 목동 양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왔다. 검은 모자와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김씨는 "피해자 차량에 왜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했나", "왜 이혼 후에도 피해자를 따라다녔나", "범행 당시 가발을 쓴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반복해 답했다.

김씨는 "가족들을 평소 폭행했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뒤 고개를 떨군 채 호송차에 탑승했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4시45분쯤 등촌동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전 아내인 이모씨(여·47)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김씨는 사건 당일 오후 9시40분쯤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긴급체포된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이혼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에 쓴 칼을 미리 준비하고 현장에서는 가발을 쓰고 전 아내에 접근하는 등 철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김씨는 범행 두 달 전 위치추적장치를 구입해 전 아내의 차량에 부착하며 행적을 쫓았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김씨 딸들에 의하면 김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 오랜 시간 동안 가정폭력을 행사해 왔다.

지난달 24일 강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김씨의 둘째 딸(22)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하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곧바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이 심해 어머니는 아버지 몰래 6번을 이사했고 휴대전화 번호도 수시로 바꿨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관기관과 협의해 유가족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유족인 세 딸들에게 1억395만원의 유족구조금을 지급했다. 경찰은 유족구조금과 별도로 장례비, 긴급 생계비 등 경제 지원금도 지급한다.

경찰은 "유족들이 범죄로 인한 아픈 상처에서 하루 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심리상담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유족 보호와 지원활동을 계속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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