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은 정말 미쳤나? (4)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2018.11.08 06:43

[눈에 보이는 경제]

편집자주 | 말로 잘 설명해 줘도 경제는 좀 어렵습니다. 활자로 읽으면 좀 덜하긴 하죠. 이해가 안 가면 다시 읽어보면 되니까요. 그래프로 보여주는 경제는 좀 더 쉬워집니다. 열 말이 필요 없이 경제의 변화 양상이 눈에 확 띕니다.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인다면 한결 이해하기 편해지겠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경제. 국내 유일의 국제경제 전문 분석매체 '글로벌모니터'의 안근모 편집장이 국내외 핵심 경제이슈를 말랑하면서도 날카롭게 풀어드립니다.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이번 편은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미국 경제에 미치는 '양적긴축'의 충격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휘하는 미국 재무부에 의해서도 가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강력하게, "미쳤다"는 비난을 받는 연방준비제도에 못지않은 강도로 말이죠.

위 그래프를 보면, 최근의 미국 초과지급준비금 잔액은 일년 전에 비해 4300억달러가량 감소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동시에 녹색선을 한 번 보시죠. 미국 연방준비제도 계좌에 예치되어 있는 재무부의 자금은 일년 전에 비해 2000달러가량 증가했습니다. 얼마 전에만 해도 증가분이 3000억달러를 넘기도 했죠.

미국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 거둬들인 시중의 거액의 현금을 중앙은행 계좌에 쌓아 두고 있다는 뜻입니다. 중앙은행 금고로 들어간 돈은 말 그대로 환수된 유동성, 긴축된 통화입니다. 은행들이 대출을 해 주거나 채권을 사거나 주식을 매입하는 식으로 통화를 창출할 수 있는 종자돈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죠.


이것은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로 금융환경을 양적으로 긴축하게 됩니다.

그러고 보니 위 그래프의 의미가 보다 뚜렷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은행 초과지급준비금을 주로 포함하는 저축기관들의 연준 예치금이 재무부의 연준 예치금 등락에 그대로 연동해 변동하고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주황색으로 표시된 선은 연준의 총채무 잔액 변동을 보여줍니다. 총채무는 연준의 총자산, 특히 보유채권이 줄어드는 것에 비례해서 감소합니다. 보유채권 재투자를 줄이는 양적긴축 정책의 강도를 알 수 있죠. 그런데 은행 초과지급준비금(저축기관 연준 예치금)은 연준 총채무보다 더 큰 폭으로 줄고 있습니다. 연준이 아닌 다른 곳, 재무부에서 동시에 중앙은행으로 초과 유동성을 퍼 옮기고 있으니까요.

연준의 긴축정책을 보고 "미쳤다"고 비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번지수를 좀 잘 못 찾은 듯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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