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도 'A/S'가 되나요?…정책허점 바로잡는 국감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18.11.01 05:15

[the300][국감 보고서]- ①정책개선 이끌어낸 질의들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 ‘국감 무용론’이 고개를 든다. 한달이 넘는 긴 시간을 들여 얻는 것이 무엇이냐는 얘기다. 격무에 시달리는 정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의원, 연례행사처럼 출석한 기업인 등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국감은 정부가 보지 못하던 부분을 밝히고 행정부를 견제한다는 점에서 국회의 의무이자 권한이다. 국감 질의 7분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적잖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은 내 삶을 바꾸는 국감 질의를 모았다.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하여 정부가 제도개선이나 시정조치를 약속한 것들이다.

◇유치원 비리 =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의혹은 이번 국정감사를 주도했다. 폭로에서 그친 게 아니라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로 포문을 열었고 정부 여당 차원의 대책발표로 이어졌다.

박 의원은 비리 유치원 근절을 위한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129명 전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고용세습 의혹 = 자유한국당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고용세습으로 보이는 정황이 있단 사실을 국민들이 알게 됐다.

고용세습 의혹은 전체 상임위 차원으로 확대됐고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범정부적 전수조사 및 상시점검체계 구축 방침을 이끌어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국민연금 주식대여 금지 =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주식대여 신규거래를 중단했다. 기존 대여주식도 연말까지 해소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주식대여가 공매도에 사용된다는 비판을 반영한 결정이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복지위 국민연금 국감에서 이같은 발언을 이끌어냈다.

개미투자자들에게는 오래된 숙원을 국감장에서 풀어낸 것이다. 최근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정부여당과 국민연금간의 교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가 현실화 = 공시지가는 예전부터 실제 토지·건물·주택 가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책 설계와 과세의 기준이 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국감에서 공시지가는 여야 할 것 없이 공격의 대상이 됐다.

공시지가 측정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시지가 개혁 문제를 올초 발표했고 현재 조사중”이라고 개선의지를 밝혔다. 공시지가를 지역자치단체에 이관하자는 주장도 공론화됐다.

◇시간선택제 공무원 =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올해 국감에서 시간선택제 정규직으로 채용된 공무원들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학업이나 육아 등으로 하루종일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련된 제도지만 사유가 해소된 후에도 주 20시간 이상 일하지 못해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단 지적이 있었다. 김병관 민주당 의원의 질의로 이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왔고 국감기간 동안 시간선택제 공무원과의 간담회도 열렸다.

◇쪼그리 화장실 = 생활 밀착형 주문도 있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아이들이 아직도 양변기가 아니라 ‘쪼그리 화장실(화변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환경개선을 주문했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에서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해 귀가시까지 용변을 참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교육청은 학교 화장실 환경에 대한 실태조사 후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환경표지 인증제도 개선 = 친환경 제품을 표시해주는 환경표지 인증제도도 도마위에 올랐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인증기준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제도 설계시 참고한 노르딕 기준과 비교해서도 제멋대로인 경우가 많다는 것. 친환경 인증이 취소된 한 중소기업에 대한 환경부의 잘못된 대응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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