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우려… 영국 신용등급 하락 경고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 2018.10.31 15:55

브렉시트 가결 후 英 등급 2단계 내린 S&P, 추가 강등 경고…
피치도 등급전망 '부정적', 무디스 "영국 경제 위험성 커졌다"

/사진=블룸버그
영국에서 아무런 협상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경기 침체로 인한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영국이 노딜 브렉시트를 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는 영국과 EU가 2020년까지 브렉시트 과도기를 가진 다음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지만 최근 들어 북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놓고 합의가 계속 미뤄지자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 전망을 내놨다. 폴 와터스 S&P 신용등급 조사원은 "노딜 브렉시트가 국가 신용등급 고려 요소가 될 정도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S&P, 피치, 무디스)는 영국의 장기국채신용등급(국가신용등급)을 세 번째로 높은 'AA'와 'AA2'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S&P와 피치는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앞서 S&P는 2016년 브렉시트 결정 후 영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두 단계나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단기적 영향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의약, 에너지, 금융, 식품 등 전 분야에 걸쳐 관세와 통행료 등 조달 비용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기업과 가계 경제에 모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S&P는 내년 3월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질 경우 영국 경제는 4~5분기 연속 완만한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1.2%, 2020년에는 1.5% 경제가 수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렉시트가 정상적으로 이뤄졌을 때와 비교해 2021년까지 GDP가 5.5% 하락한다는 것이다. 통상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하락할 때 침체라고 한다.

이어 S&P는 실업률이 현재 4%에서 2020년 7%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가계 소득은 내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2700파운드(약 391만원)씩 줄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내년 중반까지 4.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가격은 10% 추락을 예상했다.

피치는 지난 26일 영국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발표하면서도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영국 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0.4%포인트 낮은 1.4%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치는 "영국의 정치적 분열 상황이 파괴적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관세, 무역 및 경제 활동 전반에 걸쳐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무디스도 "지난 몇 달간 영국 경제 위험성이 현저하게(materially) 커졌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노딜 브렉시트로 인해 자동차 제조, 항공우주, 화학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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