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2년 만에 가장 싸졌다…지금이 바닥?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 2018.10.30 15:59

MSCI 세계지수 PER 18배, 2016년 초 이래 최저…美 중간선거·무역전쟁이 최대 변수

세계 증시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 홀로 질주하던 미국 증시가 최근 급락세로 돌아섰지만, 조정을 끝낸 일부 주요국 증시는 투자에 매력적인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무역전쟁, 금리 인상, 정치적 불확실성 등 악재가 가득한 뉴욕증시를 떠난 자금 중 일부가 신흥시장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세계 증시 저평가 구간 진입

최근 유럽, 일본, 중국, 홍콩, 아르헨티나, 캐나다 등 거의 모든 나라 증시가 고점 대비 10% 넘게 덜어지며 조정 장세에 들어섰다. 뉴욕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하면서 이 같은 행렬에 합류했다. 주가 급락으로 세계 주요 주가지수는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 가격만 놓고 보면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의미다. 세계 23개 선진국과 24개 신흥국 주가지수를 반영하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세계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2016년 초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세계 증시가 2년 만에 가장 저평가됐다"면서 "주가가 싸진 기업을 찾는 투자자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고 했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에 따르면 현재 MSCI 세계지수에 포함된 주가지수 가운데 200일선과 50일선을 동시에 밑도는 비율이 93%에 이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이 비율이 88% 이상이면 투자 적기로 판단한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마크 해플레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에 "한 국가나 한 상품에 투자하기보다 세계 증시 전체에 돈을 넣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일본, 유럽, 중국 등이 각자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어느 한 나라에 돈을 걸기보다는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월가 투자 귀재 "中 빼고 많은 기회"

월가에서 '신흥시장 투자의 귀재'로 통하는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탈파트너스 회장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신흥시장 증시가 바닥 부근일 수 있다"며 "지금보다 약간 더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 단계에서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브라질 증시를 예로 들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지난 27일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친기업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의 당선이 유력해진 지난달 중순부터 12% 이상 상승했다. 모비우스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연금개혁에 성공하면 브라질 증시는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했다.


WSJ은 전문가들도 신흥시장을 간과하지 말라고 조언한다면서 주가 폭락 이후 신흥국 증시의 거품이 걷히면서 매력적인 수준까지 저평가됐다고 했다. MSCI 세계지수는 1월 고점 대비 14% 가까이 급락했다.

다만 중국 증시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다음 달 말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사실상 모든 중국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중국 증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고 두려워하는 상황과 무역전쟁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패배를 시인하고 큰 양보를 하지 않는 한 무역전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미 중간선거가 최대 변수

뉴욕증시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모건스탠리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400선으로 더 밀릴 수 있다고 내다보았지만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2850을 회복할 것이라고 점쳤다. S&P500지수는 이날 영국의 디지털세 도입 등의 여파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하며 2641.25로 장을 마감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투자전략가는 "지속적인 경제지표 호조와 실적 성장세가 S&P500지수 반등을 지지할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 금지 기간이 끝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도 호재로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내부 거래를 막기 위해 실적 발표 5주 전부터 발표 후 48시간까지 자사주 매입을 금지하며, 일반적으로 이 기간이 끝난 직후 자사주 매입이 급증한다.

단기적으로 가장 큰 변수는 오는 6일 치러지는 중간선거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미 증시도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모비우스는 "다음 달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미국 증시가 더 내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와 주가 하락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면서 무역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지난달 고점 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S&P500지수가 추가로 10~15% 더 떨어질 수 있다"면서 "뉴욕증시가 약세장에 돌입하면 자본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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