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연기·가치 하락, 예전같이 않은 中 유니콘기업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10.30 02:27

대형 기술주, 최근 상장된 중국 기술 기업 주가 급락하면서 비관론 확산…일부 유니콘 IPO 연기하거나 기업 가치 하락




잘 나가던 중국 유니콘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최근 몇달사이 확연히 주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몇달 전까지 수십 개 중국 스타트업들의 몸값이 치솟았지만 이제 투자자들이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거나, 성장 전략에 걸림돌을 만난 기업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몇몇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자금 모집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몇몇 기업들은 기업 공개(IPO)를 연기했고, 일부 투자자들은 중국의 최고 스타트업 들 중 하나로 평가받던 기업들의 추정 가치를 낮췄다고 WSJ은 전했다.

베이징에 소재하는 투자은행 챈슨앤코의 선멍 이사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대기업과 최근 상장된 중국 기술 기업들의 주가가 모두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회의적인 반응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최대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 워버그핀커스는 최근 기술과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의 부동산 중개업체의 롄자에 대한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 워버그는 이 회사에 5억 달러를 투자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롄자는 13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전제로 중국 인터넷 거물 텐센트 홀딩스로부터 10억 달러를 받는 등 총 2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WSJ이 앞서 보도한 바 있다. 워버그는 롄자가 원하는 기업 가치가 너무 높다고 판단했고 회사측이 훨씬 낮은 가격으로 다시 제안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고 이 거래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우버를 제치고 중국 최대 공유자동차 업체가 된 디디추싱에 대해서도 갸우뚱하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일부 주식이 최근 장외 거래에서 500억 달러에서 520억 달러의 가치로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등 투자자들로부터 56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 받고 40억 달러를 조달했던 지난 2017년 후반보다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투자 펀드들도 당국에 제출한 자료에서 최근 몇달간 디디추싱의 가치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데이비스어드바이저스가 운용하는 벤처 펀드는 지난 7월 자신들이 보유한 디디추싱 지분의 가치가 올해 초에 비해 약 7% 하락했다고 보고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5월 두 명의 여성 이용자가 운전사들로부터 살해 당한 이후 국민적 반감을 샀다. 이후 회사의 매출 성장이 둔화되면서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디디추싱의 IPO 계획도 미뤄지고 있다. 당초 올해 우버에 필적할만한 가치를 인정받고 IPO를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는 조만간은 상장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상장된 다수의 중국 기술과 인터넷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디디추싱 외에도 일부 중국 기술주 IPO가 연기됐다.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그룹은 늦어도 11월까지 20억 달러 규모의 IPO를 할 것으로 예상됐던 계획을 연기했다. 텐센트와 알리바그룹홀딩스 주가가 각각 올들어 36%, 17% 하락하고, 올해 하반기 상장된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와 인터넷 서비스 회사인 메이투안디앤핑 주가도 상장 후 급락한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도 여전히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중국 유니콘기업도 있다. 뉴스앱 진르터우탸오, 동영상플랫폼 틱톡 등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대표적이다. 바이트댄스는 최슨 소프트뱅크, KKR, 제너럴애틀랜틱 등으로부터 3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이 회사의 가치는 750억 달러로 평가됐다. 지난 2017년 300억 달러 선에서 수직 상승한 것이다.

WSJ은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면은 중국의 많은 기술 유니콘들이 몇달 전보다 훨씬 덜 거만해졌다는 점"이라며 "예를 들어 일부 스타트업들은 잠재 투자자들에게 재무 정보 공유를 거절했지만 이제는 좀더 상세한 자료들을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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