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보다 지기' 최기문 코치가 분석한 롯데의 안방

OSEN 제공 | 2018.10.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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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의 구절. 올해 롯데로 돌아온 최기문 코치가 밖에서 지켜본 팀의 포수진은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적에 대해서는 잘 알아갔지만 정작 나, 함께 호흡을 맞추는 팀의 투수진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고 분석했다.


롯데가 올 시즌 가장 애를 먹었던 포지션 중 하나는 포수진이다. 강민호(삼성)가 떠나 공백을 쉽사리 채우지 못했고, 시즌 중반 이후 안중열이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왔지만 누구 하나 확실한 주전이라고 꼽을만한 포수가 등장하지 않았다. 시즌 내내 포수 문제와 씨름해야 했다. 


새롭게 부임한 양상문 감독은 "이전에 풀타임을 뛰어보지 않아서 경험면에서 부족했다. 투수에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마무리캠프에서 훈련 강도를 높이고 공부를 많이 시킬 계획이다"면서 마무리캠프부터 포수진 담금질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양상문호'에 새롭게 합류한 최기문 배터리 코치의 생각도 비슷했다. 밖에서 본 롯데 포수진의 모습은 투수진과의 호흡 면에서 안정적이다라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지난 26일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출국 전 만난 최기문 코치는 "우리 팀 포수진이 너무 일방적으로 상대 팀 타자의 특성에 맞춰가고 상대 타자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오히려 우리 팀 투수들의 습관이나 성향, 특성, 구종의 강점 등에 대한 파악과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포수는 투수를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대 타자와의 승부에 몰입한 나머지 정작 공을 받아야 할 투수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는 인상이 짙었다는 게 최 코치의 생각. '지피(知彼)'는 됐지만 '지기(知己)'가 되지 않았다고 풀이할 수 있다.


그는 이어 "이 부분을 이번 마무리캠프 동안 투수들의 공을 많이 받아보고 대화도 많이 하면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마무리캠프에는 1군 경험을 했던 안중열과 나종덕, 병역 문제를 해결한 김준태, 그리고 고졸 신인 정보근까지. 모두 20대 초중반의 포수들이다. 아직 풀타임을 제대로 소화해 본 경험이 없지만, 결국 이들이 내년 롯데의 안방을 이끌어가야 한다. 올해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낙관적인 전망도 이르다.


최기문 코치는 선수로서 그리고 지도자로서 롯데의 강민호 안방 시대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다. 롯데를 떠난 뒤 강민호 없는 롯데의 안방을 처음 겪는 것이기도 하다. 강민호의 성장 과정이 앞으로 롯데가 작성해야 할 포수 성장 청사진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최 코치는 "(강)민호의 성장 과정을 지켜봤고, 성장했던 것은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실수들이 토대가 됐기 때문이다"면서 강민호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는데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야 했음을 전했다. 


이젠 강민호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게끔 잔상을 지워내는 것이 최기문 코치의 임무다. 그는 "실수를 한 다음의 관리와 회복이 어린 선수들은 쉽지 않다. 베테랑들은 쉽게 다음 준비를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실수를 연속적으로 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지도자 이전에 야구 선배로서 기술 외적인 부분들에서 포수의 마음자세 등을 충분히 전달해 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2013년 10월 이후 5년 만에 다시 롯데로 복귀한 최기문 코치의 책임감도 크다. 그는 "친정팀으로 돌아와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며 친정팀 안방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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