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설마하던 2000선 붕괴? 공포의 韓 증시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이태성 기자, 반준환 기자, 신아름 기자, 조한송 기자 | 2018.10.26 06:30

[증시 긴급진단](종합)

편집자주 | 설마 설마하던 2000선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 25일 미국 증시 급락 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2030대까지 하락했다. 제동장치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올 들어 주가가 20% 이상 떨어졌다. 10년주기를 근거로 한 ‘금융위기’ 공포가 증시를 온통 뒤덮은 지금, 한국 증시가 어떤 국면을 맞고 있는지 점검했다.



2018년 블랙스완? "대세하락장 아니다"


[증시 긴급진단]금융위기 경험한 베테랑 펀드매니저 5인 韓 증시 긴급진단

사진제공=한국거래소
"흥분이 시장을 지배할 때는 냉정하고,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때는 주식을 사야 한다. 한국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열악하지만 신용 경색으로 경제가 무너지면서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금융위기 상황은 아니다. "

증권가에서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모두 경험하며 20년 이상 베테랑 펀드매니저로 살아남은 자산운용사 대표 5인은 "금융·시스템 위기를 앞둔 대세하락장이 아니며 이제 바닥이 가까워졌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34.28포인트(1.63%) 하락한 2063.30에 마감했다. 공포가 지배하는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코스피는 장중 2033.81까지 급락, 21개월 새 최저치로 마감했다.

◇2018년 금융위기? "폭락장 가능성 낮다"=2018년 현재 '금융위기설'이 시장을 떠도는 이유는 1998년 신흥국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올해가 10년째여서다. 하지만 펀드매니저들은 "올해는 1998년, 2008년과 다르다"고 말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1998년 위기는 신흥국 외환위기고 2008년은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비롯된 위기였다"며 "올해 발생한 금융시장 대란은 2008년 이후 풀린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더불어 회수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금융긴축 발작'에 해당돼 과거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긴축에 따른 역금융장세로 주식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스피가 2000을 하향 돌파하는 '대세 하락장의 서막'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다. 한국기업 성장성의 한계에 부딪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10년간 누적된 자본총계와 이익 체력을 고려할 때 지수가 200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봤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도 "1998년과 2008년 금융위기는 기업실적과 경제 기초체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라며 "지금은 금융과 시스템, 기업 실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최근 하락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경기가 둔화되며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하락장은 맞지만 '대세 하락장'이나 금융위기로 인한 폭락장이 도래하기엔 한국 기업들이 돈을 잘 벌고 있다는 것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1998년과 2008년은 시장에 부채가 많았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지금은 신융위기 상태가 아니다"라며 "경기 하락에 따른 조정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이미 전 세계에서 제일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라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2000, 일시적으로 깨질 수 있다=전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2100선을 내준데 이어 이날 장중 2030선까지 밀리면서 코스피는 2000선을 위협받게 됐다. 향후 2000선이라는 상징적 지수가 무너질 경우 투자심리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투심이 붕괴된 상황에서 2000선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도 있지만 회복탄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 회장은 "투심이 무너졌기에 2000선이 일시적으로 깨질 수 있지만 코스피 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바로 회복될 것"이라며 "최근 주가 하락으로 코스피의 평균 시가배당률도 2.7%까지 상승해 배당투자 매력도 올라갔다"고 말했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도 "이날 급락으로 한국 증시는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고 이제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매력적인 상황이 됐다"며 "지금 가격 수준이면 하방경직성은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장 초반에는 코스피·코스닥에서 모두 개인 투매가 쏟아졌다. 미국 뉴욕 증시 급락을 본 개인들이 장이 열리자마자 주식을 내다 판 것이다. 베테랑 펀드매니저들은 이럴 때일수록 이성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시가배당률 5% 넘는 배당주가 속출하고 있고, 1998년이나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급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며 "주가가 빠진다고 개별 기업 가치가 당장 악화되는 것이 아닌 만큼 시장만 보고 공포에 질리지 말고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블랙스완=가능성이 희박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 월가의 투자전문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그의 저서 '블랙스완(The black swan)'에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하면서 사용한 단어다.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수급붕괴 韓 증시 "2000선 테스트 돌입"


[증시 긴급진단]수급 안전판 없는 韓 증시…"2000선 근처에서 바닥 칠 것"

미국 뉴욕증시 급락에 코스피가 장중 한때 2030대까지 밀리며 브레이크 없는 하락을 거듭했다. 전통적으로 한국 증시 급락장에서 구원투수로 등극하던 연기금이 오히려 주식을 매도하면서 수급 안전판이 없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25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11억원, 3617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631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금융투자가 6289억원 순매수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기금은 409억원을 순매도했고 투신도 279억원 매도 우위였다.

◇수급 붕괴된 시장…"투자법칙 마비"=과거 한국 증시가 급락할 때면 연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대형 기관투자자는 주식을 매수하며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급락장에서는 연기금이 오히려 주식을 매도하며 증시 안전판이 사라졌다.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외국인이 주식을 파는데 개인 투매마저 쏟아지자 코스피 지수가 속수무책으로 빠진 이유다.

최광욱 J&J자산운용 대표는 "지금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과 가치가 모두 무시되고 있다"며 "펀더멘탈(기업 기초체력)과 기술적 분석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수급이 꼬이고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논리가 득세하며 시장 분위기가 더 악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4441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순매도한 금액(1조8852억원)에 못지 않은 규모다. 시장 영향력이 강한 외국인과 연기금이 나란히 주식을 매도하는데 지수하락이 불가피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개인 수급이 크게 무너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시장에서는 수급이 모든 재료에 우선하는데 지금 한국 증시는 수급 상황이 매우 악화됐다"며 "특히 주식담보대출과 신용을 통해 투자한 사람들의 공포심이 크게 확대됐고, 이런 투자자들은 하락장을 버티기 쉽지 않기 때문에 '공포에 의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8년 당시도 코스피가 1000포인트를 하회한 상황에서 지수가 8% 넘게 추가 급락한 적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질려 최후의 매도를 단행해서였다.
◇바닥 가깝다…新박스권 형성될 것=전문가들은 2000을 하향 돌파하는 폭락장이 오기보다는 조만간 반등이 올 가능성이 더 높다고 관측했다. 최 대표는 "미국 증시는 7년 강세장 자체가 악재가 되겠지만 한국 증시는 별로 오르지도 않았고, 상승분도 죄다 반납해 이제 바닥에 거의 근접했다"고 판단했다.

향후 코스피는 2000선 위에서 새로운 박스권을 형성하며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지난 10년간 한국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으로 누적된 자본총계를 고려할 때 주가 지수가 20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당분간 2250을 중심으로 2100~2600 사이의 박스권, 좁게는 2150~2350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현재 코스피는 2017년 이후 새롭게 형성된 박스권의 하단(2100)을 이미 뚫고 내려가,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강 회장은 "한국 기업의 이익 체력과 주주환원 정책, 높아진 배당수익률이 코스피 2000선을 지켜줄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위기에 처한 지금, 지수가 상승한다 해도 2600은 뚫기 어려울 것이며 장기 박스권 속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장부가 밑돈 코스피, PBR 0.9배 진바닥일까


[증시 긴급진단]공포에 사로잡힌 시장, 장부가 기준 바닥 논리도 안 통해

사진제공=한국거래소
25일 급락으로 코스피 전체 기업가치는 장부가를 훨씬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연일 시장 급락으로 바닥 찾기에 나선 전문가들은 PBR(주가순자산가치 비율) 0.9배에 근접한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올 2분기 확정실적 기준 코스피 PBR 1배(장부가)는 2270 전후다. 0.9배는 2043으로 2050 전후가 0.9배로 간주되고 있다. 이날 지수가 2063.3에 마감했으므로 거의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명환 CLSA코리아 리서치본부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PBR 0.9배는 지난 15년 동안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바닥을 기록한 가격"이라며 "코스피는 거의 바닥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장부가를 기준으로 바닥을 찾는 것에 대한 의심이 확대되고 있다. 8~9월 코스피 지수가 2200대에 머물 때도 PBR 1배를 기준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이란 견해가 많았는데 지수는 2200을 하회하고 2100선마저 깨고 이제 2000선을 위협하기 이르러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시장의 투심이 무너졌고 수급 또한 교란된 상황이므로 지수가 어디까지 밀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경기와 실적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하며 장부가 이하로 밀렸기 때문에 한국 주식이 저평가된 것은 분명해 긴 안목으로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시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코스피가 장부가 0.9배보다 더 낮은 2000선마저 깨고 내려갈 것인지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는 1000포인트를 깨고 PBR 0.75배까지 극단적으로 급락한 적이 있어, 시장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연말까지는 PBR 0.9배 수준인 코스피 2000~2050은 지지할 수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향후 원/달러 환율과 기업 이익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디스카운트(할인)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금융위기설이 파다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금은 신용경색에 따른 금융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CLSA는 만약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1800선에서 최후의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오정은 기자



코스닥 반대매매 공포 확산…빚 많은 주식 위험하다


[증시 긴급진단]반대매매 10월 일평균 191억원으로 9월 대비 3배 넘게 증가…악순환 우려

증시가 연일 급락하면서 반대매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미 이번 달 들어서만 3253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는데,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반대매매에 취약한 만큼 당분간 섣부른 매수보다는 관망을 조언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투자금을 빌려준 후 주가가 하락해 주식 평가액이 일정 수준의 증거금(주식담보비율의 140%) 밑으로 감소할 경우 해당 주식을 강제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뜻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19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187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10월 일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191억원으로 지난달(55억원) 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지난 12일에는 코스피에서 364억원, 코스닥에서 417억원의 반대매매가 일어났다. 그 전날 코스피지수가 4%, 코스닥지수가 5% 넘게 급락하자 다음날 대규모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금융위기로 코스피 1000선이 무너졌던 2008년 10월 27일(85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런 대규모 반대매매는 주가를 더 끌어내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증시하락→반대매매→추가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이런 악순환에 취약하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사 중 신용잔고가 많은 종목일수록 주가 하락 폭이 더 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신용잔고가 가장 많은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1773억원이다. 이어 신라젠 1516억원, 바이로메드 1126억원, 에이치엘비 1084억원 등의 순이다.

지난달 말 대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약 30%, 신라젠 37%, 바이로메드 20%, 에이치엘비 26%,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보다 훨씬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빚을 내 투자하게 되면 그만큼 변동에 민감해진다"며 "시황이 좋지 않으면 신용잔고가 많은 주식은 상대적으로 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은 5조2392억원이다. 지난달 말(5조8574억원)에 비하면 6000억원 넘게 줄었으나 여전히 코스피시장 신용융자잔액(5조5646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반면 시가총액은 코스피 1424조2746억원, 코스닥 229조2964억원으로 7배 가까운 차이가 있다. 코스닥 시장의 불안감이 더 큰 이유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코스닥 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금리인상 △이탈리아발 유로존 신용 리스크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의 악재에 노출돼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처럼 투자심리가 붕괴된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이 이론적인 수치를 벗어날 수 있다"며 "섣불리 저가매수 하는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태성 기자




코리아 주식 세일 페스타..."바닥 친 종목 찾아라"


[증시 긴급진단]"지금은 경기 방어주 아닌 의미있는 낙폭과대주 찾아야"

"증시 급락으로 5% 넘는 배당이 기대되는 종목이 많아졌다. 그런 종목들은 지금 사야 된다. 단기 투자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시장이 공포스럽겠지만 장기 투자가 가능한 사람에겐 기회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현금을 두둑하게 갖춘 투자자들은 급락기를 이용한 매수 종목을 물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 대비한 방어주와 실적이 탄탄한 낙폭 과대주, 주가 하락으로 배당 매력이 높아진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25일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는 와중에 통신업종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외국인 매수로 SK텔레콤이 1.8% 상승, 통신업종 상승을 주도했다.

경기 방어주는 최근 하락장에서 방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12% 넘게 하락했지만 통신업은 2%대 하락하는데 그쳤다. 보험(-4.29%), 은행(- 4.83%) 등도 선방했다. 위험자산에서 방어주로 '도망가는 매매'가 나오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방어주의 경우 시장이 반등할 기미를 보일 때 매도하는 역매매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 매수에 동참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가 이미 청산가치를 넘어선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추가 급락보다는 반등을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일반적으로 방어주는 지수와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다"며 "만약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이 베타가 큰 주식으로 옮겨가면서 방어주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선 의미있는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살펴봐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최근 의미 있는 반등을 시작한 방어주는 음식료다. 종목별로는 CJ제일제당이 이달 들어 3.4% 상승했다. 미국 식품사 쉬완스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오리온 역시 실적 기대감에 약보합권에서 하락 폭을 줄이고 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하락장을 대비해 미리 방어주를 들고 있던 투자자들은 이제 더 매력이 높은 종목으로 갈아탈 것"이라며 "지수가 빠지더라도 의미있게 오르는 업종·종목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진 종목은 보수적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때까지는 배당주를 통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가 2100선을 하회하면서 코스피200 종목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2.7%를 넘어선 상황이다. 자사주 매입까지 고려한다면 기대 수익률이 4% 수준까지 뛴 상황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가 부진은 주가 방어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올해 기업의 잉여현금흐름도 작년보다 개선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한 요즘 상황에서는 배당주의 투자매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고 판단했다.

진경진 기자



스몰캡 팀장 "코스닥 바닥진입…추가하락 제한"


[증시 긴급진단]매도 자제해야. 반등폭과 시기는 의견 엇갈려…전기차, 5G 등은 저점매수 고려할만

증권사 리서치센터 스몰캡 팀장들은 25일 "코스닥 반등이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 지수대에서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날 나스닥지수 급락 여파로 이날 장중 한때 코스닥 지수는 4%에 가까운 낙폭을 보이는 등 패닉장세가 전개됐다. 시장 충격은 만만치 않았으나 장 막판 기관과 외국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크게 줄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8%(12.36포인트) 하락한 686.84에 끝났다.

왼쪽부터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스몰캡팀장,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사진제공=케이프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 BNK투자증권
◇코스닥, 실적둔화 가능성 선반영+선행매도로 급락
스몰캡 팀장들은 코스닥 급락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다. 올 하반기와 내년 초 기업 실적이 둔화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선행매도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 외국인 매도규모가 컸다는 지적이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한국증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먼저, 크게 하락했다"며 "특히 코스닥은 주가가 바닥권에 근접한 만큼 추가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코스닥을 팔던 기관과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당분간 코스닥은 코스피와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일단 코스피지수가 2000대 초중반에서 강한 지지를 받고 있어 코스닥 역시 현재 지수 부근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주가는 바닥권, 홧김 매도는 자제해야=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스몰캡 팀장도 "코스닥 시장의 밸류에이션이나 펀더멘탈은 깨지지 않았고 기관,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현재 주가수준이 바닥권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현재 코스닥에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코스닥은 크게 바이오와 바이오 외 기업들로 나눌 수 있는데, 바이오를 제외한 주가는 역사적 저점을 깨고 내려간 수준이라는 것이다.

장윤수 KB증권 스몰캡 팀장 역시 코스닥 저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이들은 앞으로 코스닥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렸다.

일단 김 팀장은 연말에서 연초 'V자' 반등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코스닥이 급락한 것은 내년 1분기 실적둔화 우려를 선반영한 것인데, 반대로 실적이 오히려 늘어나면 'V'자 형태의 가파른 반등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코스닥 지수가 680~750선 구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며 "대신 반등국면은 종목별 차별화가 극심한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고 최중경 팀장은 "바이오가 아닌 업종이 상대적으로 탄력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 5G 등 유망업종은 저점매수 고려할 만=
스몰캡 팀장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유망업종은 2차전지, ESS(에너지저장장치), 5G 이동통신 등과 관련한 기업이다. 이들은 업황이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이고, 최근 시장급락으로 억울하게 빠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최 팀장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면 시장 분위기에 휘둘리는 바이오 비중을 조정하고,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업황이 예상되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을 저점매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테슬라가 올해 3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7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다"며 "모델3 제품판매 호조 등 전기차 업종 전반에 기대감이 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KB증권 스몰캡 팀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코스닥 반등국면이 전개될 경우 5G 관련주나 2차전지의 상승 폭이 더욱 클 것이기 때문에 다른 업종보다 수익률을 회복하는데 상대적으로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반준환 기자, 신아름 기자



증시 폭락에 '金·달러화예금·단기채' 안전자산 3인방 인기


[증시 긴급진단]금펀드 최근 1개월 수익률 6.97%…달러화예금·전단채 등 단기채 투자수요 급증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도 2000선 붕괴 위험이 높아지자 대안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금펀드·달러화예금·단기채권(단기채)는 변동장세에 '인기 상품 3인방'으로 각광받고 있다.
25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UH)(A)'의 1개월 수익률은 6.97%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세계 금광업 및 귀금속 관련 우량 대형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와 같지만 환오픈형 상품인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H)(A)' 수익률은 5.40%, 같은 금 투자상품인 '신한BNPP 골드1(주식)(C-A)' 역시 3.19%의 양호한 성과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좋은 수익률은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결과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전일대비 온스당 5.70달러(0.5%) 하락한 1231.1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 (1191.70달러) 대비 3.3% 상승한 것이다. 연저점(1176.20달러)을 기록한 지난 8월16일 대비해서도 4.7% 상승했다.

증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지자 만큼 단기간 자금을 묶어놓을 수 있는 투자처에 대한 수요도 높다. 대표적인 상품이 달러화 예금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단기채다.

우리은행 기준 현재 1년 만기 달러화 예금 금리는 2.48%, 3개월은 2.17%다. 1년 정기예금 금리(2.1%)보다 높다. 오정주 우리은행 투체어스(TwoChairs) 강남센터 PB팀장은 "시장이 불안하다 보니 기존에 달러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를 중심으로 원화보다 금리가 높은 달러화 예금에 투자해 자금을 묶어놓으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유동성 확보가 중요한 시기인 만큼 단기간 투자처로 활용했다가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동성 자금 투자처로 전단채 인기도 높다. 전단채는 기업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전단채는 만기가 통상 1개월~3개월로 정도로 짧고,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구명훈 키움증권 리테일금융팀장은 "리테일(소매금융) 판매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리테일 매출액의 70%가 전자단기사채에서 발생할 정도로 판매가 늘었다"며 "코스피 지수가 7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지난 11일에 특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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