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밥 잘 사주는 예쁜 여성'으로 세포분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8.10.25 16:50

[인터뷰] ‘트렌드 코리아 2019’ 낸 김난도 교수…‘콘셉팅’ ‘세포마켓’ ‘뉴트로’ ‘나나랜드’ 등 우리보다 나에 초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4일 '트렌드 코리아 2019'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황금돼지해에 걸맞은 주제를 통해 10대 키워드를 선정했다. /사진=뉴시스

소비는 ‘공동구매’를 넘어 이제 ‘세포분열’로 이어진다. 한때 ‘가성비’ 유행에 단결의 소비가 대세일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1인 마켓’(세포마켓)이 주류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4일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내년 한국 소비 행태의 주류는 어지러울 정도로 분화된 개인 중심의 콘텐츠다.

김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소비를 이끄는 데이터는 계산의 문제가 아닌, 해석과 통찰의 문제”라며 “계산으로 입증된 것으로 소비가 따라가지 않고, 개인의 해석으로 소비 욕구를 채우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내년 황금돼지해인 기해년(己亥年)에 맞춰 ‘PIGGY DREAM’(돼지꿈)이라는 키워드를 내놓고 영문 첫 글자를 모아 10대 트렌드를 발표했다.

그는 내년 소비 흐름을 “원자화·세분화하는 소비자들이 환경변화에 적응하며 정체성과 자기 콘셉트를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정의했다.

‘갬성’이 유행인 시대, 개인과 기업 모두 살아남기 위해 가져야 할 제1의 가치는 ‘콘셉력’(Play the Concept)이다.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콘셉팅을 통한 자기 연출이 필요하다는 역설인 셈.

“1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시대에 개별 크리에이터들은 점점 ‘1인 마켓’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거대플랫폼과 각종 비대면 서비스의 발달은 소위 ‘셀슈머’(cellsumer)의 등장을 촉진해요.”

2번째 트렌드 ‘세포마켓’(Invite to the ‘Cell Market’)에 대한 설명이다. ‘밀레니얼 가족’(Emerging ‘Millennial Family’) 키워드에서 드러난 가족은 절대 행복의 존재가 아닌, 적정 행복의 존재다. 어머니는 ‘밥 해주는 정성의 화신’이 아니라 ‘밥 잘 사주는 예쁜 여성’의 의미로 변하는 식이다. 밀레니얼 가족의 순위는 ‘나’가 우선이고 다음이 ‘가족’이다.

24일 '트렌드 코리아 2019'를 내놓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뉴시스

감정 노동도 10대 키워드의 화두다. “감정노동은 일부 서비스 업종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사업영역에 적용되는 문제예요. 치료만 잘하던 의사도 환자와 대화를 통한 감정 조절에 익숙해야 하는 거죠. ‘손님은 왕’이란 명제가 사라지고 감정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시대에 매너 균형은 가장 중요한 소비 관계가 될 거예요.”

키워드 ‘매너소비자’(Manner maketh the Consumer)에 대한 그의 설명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이어 ‘워커밸’(worker-customer-balance, 노동자와 소비자의 균형)로의 도약이 필요하다는 또 다른 역설이다.


이밖에 타인지향적인 한국인이 이제 자기를 돌아보는 식으로 방향을 바꾸며 ‘나나랜드’(자기애로 무장한 사람들의 땅)를 꿈꾼다. 넉넉한 체형의 모델이 최고의 모델로 등극하고 40대 여성이 아이돌 팬으로 ‘입덕’하는 문화가 환영받는 곳이 나나랜드다.

또 과거의 재현인 ‘레트로’와 달리, 과거의 새로운 해석을 통한 ‘뉴트로’(새로운 과거, Going New-tro), 자신의 감정을 대신하는 서비스의 등장 같은 ‘감정의 외주화’(You are my Proxy Emotion) 현상도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한 집단이 공유하는 ‘마음의 버릇’은 소비에 큰 역할을 한다”며 “황금돼지의 기운이 ‘자기실현적 예언’의 효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키워드를 골랐다”고 말했다.

<김난도 교수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가 꼽은 2019 트렌드 10개>

1. 콘셉트를 연출하라(Play the Concept)
2. 세포마켓(Invite to the 'Cell Market')
3. 요즘옛날, 뉴트로(Going New-tro)
4. 필환경시대(Green Survival)
5. 감정대리인, 내 마음을 부탁해(You are My Proxy Emotion)
6. 데이터 인텔리전스(Data Intelligence)
7. 공간의 재탄생, 카멜레존(Rebirth of Space)
8. 밀레니얼 가족(Emerging 'Millennial Family')
9. 그곳만이 내 세상, 나나랜드(As Being Myself)
10. 매너소비자(Manners Maketh the Cons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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