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도입시 연간 3600억원 경제적 효과"

머니투데이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8.11.01 06:30

[이코 인터뷰]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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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사진=이기범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때 택시 공급 부족에 따른 시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최근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시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지난달 17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기사 모집을 시작하자 택시업계는 즉각 대규모 총파업을 강행하며 카풀 서비스에 대한 총력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싸늘히다. 지디넷코리아와 오픈서베이가 지난 6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카풀앱 서비스에 찬성하는 의견은 91.4%로 압도적이었으며 반대하는 의견은 8.6%에 불과했다.

지난달 카카오모빌리티는 출퇴근, 심야시간대의 심각한 택시 수급 불균형 현상을 '카카오 T' 택시의 운행 빅데이터를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한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를 발표했다.

본 리포트의 총괄을 맡았던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의 이재호 소장은 “현행 요금체계 하에서 특정 시간대에 몰리는 초과적인 택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카풀 서비스를 통해 공급량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라고 강조했다.

◇만성적인 택시 수급 불일치…택시요금 인상만으론 한계

한창 논란인 카풀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기본적으로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으로부터 시작됐다.

현재 서울에만 7만1845대, 전국적으로 25만2737대의 택시가 등록돼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의 3차 택시총량조사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전국의 택시 적정대수는 19만7904대로 나타났다. 따라서 택시 숫자는 수요에 비해 초과공급 상태에 놓여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막상 출퇴근 시간대 등 필요한 시간에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불만과 원성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해 이 소장은 택시 수요가 시간대나 기상상황, 대형 이벤트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택시 수요가 몰리는 시간은 주로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시간이다. 지난 여름처럼 폭염이 이어지거나 한겨울 폭설이 내리는 경우에도 수요는 크게 증가한다. 월드컵 응원이나 여의도 불꽃축제처럼 대형 이벤트가 있는 날에도 택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에 비해 택시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9월 20일을 기준으로 출근시간(8시~9시) 택시 호출 수는 20만5000건인 반면, 공급되는 택시는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만7000대였다. 또한 심야시간(23시~0시)의 호출은 13만 건인 반면 운행 중인 택시 수는 3분의 1수준인 4만1000대에 불과했다.

이 소장은 “출퇴근 시간이나 심야 시간에 이용하는 택시와 한가한 오후 시간에 이용하는 택시는 전혀 다른 서비스로 인식해야 한다. 그럼에도 요금체계는 수요가 많은 시간이나 적은 시간이나 동일한 체계를 따르기 때문에, 추가적인 공급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서울시는 공청회를 열고 승차거부 등 택시서비스 개선을 위해 내년부터 택시 기본 요금은 3800원으로, 심야 요금은 5400원으로 크게 올리겠다는 요금인상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단순히 요금 인상만으로 만성적인 택시 수급 불일치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소장은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서 이러한 택시의 수급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탄력요금제의 도입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소장은 “우버의 경우 시간과 장소에 따라 할증요금이 원래 운행요금의 2~3배 이상 발생하기도 한다. 소비자는 필요에 따라 비싼 요금을 치르고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할증이 붙은 시간이나 장소에 우버 기사들의 공급이 몰리면서 수급 불일치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탄력요금제는 물가인상의 우려 때문에 전격적인 시행이 쉽지 않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때라도 유연한 공급을 통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카풀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이 소장은 주장한다.

◇카풀 서비스 도입시 연 3600억원 경제효과…택시와 카풀 상호 공존 가능

이 소장은 '카카오 T' 택시가 출현하면서 이용자들이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편리하게 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됐고, 택시기사들도 배회영업 없이 손쉽게 승객을 만날 수 있게 되면서 전체 택시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는 '카카오 T' 택시가 출시된 이후 지난 3년 반 동안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기사 한 명당 월평균 83만원, 연 기준으로 997만원의 소득창출 효과가 있었고, 이를 전체 시장으로 확대하면 연간 2조2000억 원의 경제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 소장은 “카풀 서비스는 기존의 택시 서비스가 공급하지 못했던 초과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카풀을 통해 추가적으로 경제적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가 도입되는 경우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액, 승용차 운행비용 및 교통혼잡비용 절감, 여기에 온실가스 감축 및 미세먼지 저감효과까지 더하면 연간 36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이 소장은 주장했다.

하지만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출시에 대해 택시업계는 결사반대하고 있고 기존의 카카오택시 콜조차 받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택시업계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사실상 24시간 운영되는 유사 택시로 확대되면 결국 택시 수요를 잠식해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현행법상 출퇴근 때에만 카풀이 허용돼 있고, 이 시간대에는 어차피 택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카풀의 파급효과가 택시업계를 잠식할 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아가 “정부가 카풀의 운행 횟수나 카풀 운전자의 자격을 직업이 있는 사람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택시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이다. 카풀은 택시를 보완하기 위한 서비스이며 충분히 상호 공존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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