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코너 전 대법관은 법원에 보낸 서한 형식의 성명을 통해 "얼마 전 의사들로부터 치매 초기 단계 진단을 받았다"며 "이런 병세가 진전됨에 따라 더 이상 공적 생활(Public Life)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1981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 의해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연방 대법관으로 지명됐다. 연방 대법관 봉직 시절에는 중도와 보수가 팽팽히 갈린 사안에서 결정적인 스윙보트(균형추) 역할을 해 '중도의 여왕(Queen of Center)'이라 불렸다. 보수로 평가받는 오코너 전 대법관은 낙태권 문제와 소수 인종 우대 정책(Affirmative Action)과 같이 사회적 소수자가 관련된 쟁점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 여성과 소수자 인권 증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퇴임 후에도 활발한 공익활동을 이어갔다. 알츠하이머 전도사를 자처하며 병의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했으며 미국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시민윤리를 강의하는 웹사이트 '아이시빅스(iCivics)'를 출범시키는 등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한 공익 활동을 해왔다.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성명을 발표하고 "오코너 전 대법관은 거탑과 같은 인물이자 여성은 물론 법 앞에 평등한 모든 이의 모범이었다"면서 "그 어떤 병세도 그가 많은 이를 위해 제공했던 영감과 열정을 빼앗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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