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 후 지배구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회장 후보 선출 문제는 이사회 안건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이사회에서 의견이 모이면 회장 선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사외이사들은 간담회 형식을 통해 그동안 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해 왔지만 예보는 간담회에는 참여하지 않아 왔다. 예보는 이날 이사회에서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회장 선출 문제 논의를 유보할 것을 요청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내부적으론 우리은행이 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키더라도 당분간 우리은행장이 지주회사 회장을 겸직하고 금융그룹으로서 모양이 갖춰진 후 회장을 별도로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 비중이 95%에 달해 사실상 지주회사 회장의 역할이 없다는 의미다.
이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8일 “우리은행은 은행 비중이 90% 넘어 처음부터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게 맞는지, 겸직으로 하면 언제까지 겸직할지 이런 부분들을 좀더 생각해봐야 한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최 위원장은 (금융지주회사 내에 은행 비중이 컸던) 다른 은행들을 봐도 겸직을 하다 분리하는 쪽으로 갔다”고도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일상적인 경영에 대해선 절대 개입하지 않지만 지주사의 회장 선출 문제는 지배구조의 문제”라며 “특정인을 후보로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구조의 방향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직 사외이사가 회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과점주주간에도 이해관계가 다른 것으로 안다”며 “최대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회장-행장 겸직’으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회장 선출 절차를 진행하자는 사외이사도 있어 이사회 내 논란이 예상된다. 일부 사외이사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회장 후보들을 추천받아 회장을 선출하자는 입장이다. 손 행장이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으면 손 행장이 회장을 겸임하고 더 우수한 후보가 있다면 회장으로 선임하자는 것. 우리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반드시 회장을 분리하자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회장 후보가 있는지 검토는 해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대주주인 정부가 ‘회장-행장 겸직’으로 입장을 정리한 만큼 사외이사들이 회장 선출 절차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노리는 자천타천 후보들이 난립하며 혼탁한 양상이 연출되는 데 대해 노조 등 우리은행 내부에서도 ‘회장-행장 겸직’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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