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맘스터치가 맥도날드보다 먼저 평양 가야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 | 2018.10.25 14:05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협회장
최근 뜻밖에 지인들로부터 많은 축하(?)전화와 문자를 받았다. 지난 18일 열린 ‘제1회 프랜차이즈 산업인의 날’ 개회사에서 “평양거리에 맥도널드보다 우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먼저 매장을 열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난 뒤였다.

한결같이 ‘시기적절하며 큰 기대가 된다’면서 응원과 박수를 보내 주셨다. 한 지인은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답게 “북측 사람들이 영어문자에 거부감이 있으니 ‘김가네’같이 한글을 쓰는 업체가 먼저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며 전략까지 조언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이 북한 진출을 꿈꾼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남북교류가 비교적 활발했던 14~15년 전에 몇 차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평양 시민들의 일상사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살펴보면서 북한에도 열릴 자본시장의 사업가능성을 상상해보기도 했었다. 동행했던 몇몇 업체들은 돌아와서 홍보목적이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진출계획도 수립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고 한반도 국제정치상황이 어두워지면서 아쉽게도 계획서를 서랍 깊이 묻어야 했다.

그런데 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난 6월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자 많은 국내외 언론들이 ‘언제 평양에 맥도널드 매장이 열리나?’라는 기사를 썼다. 이 보도를 읽는 순간 한동안 잊었던 평양 거리가 다시 떠오른 것은 너무도 당연했다. 같은 생각을 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한 협회 임원사 대표는 북한에 진출할 수만 있다면 ‘개인 돈이라도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우리는 가장 아끼고 가까운 사람들을 가리켜서 ‘우리 식구(食口)’라고 한다. 종종 ‘식구’는 ‘가족(家族)’보다 더 소중하고 가까운 의미로 사용되고 다가온다. 함께 무엇을 먹느냐가 ‘피’를 나누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먼저 ‘평양냉면’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 같은 이유이었을 것이다. 평양냉면은 무거운 회담 분위기를 일거에 부드럽게 바꿨고 이날 전국의 냉면집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최근 ‘프랜차이즈 산업인의 날’을 제정하고 제1회 기념식을 가졌다. 우리가 어떤 날을 정해 기념을 하는 이유는 지나간 일들을 정리하고 이를 자축하려는 의미보다는 이날을 계기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크다. 그래서 영국, 미국 등 에서는 ‘개시’, ‘출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Commencement’를 ‘졸업식’의 의미로 함께 사용하고 있다.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은 이날을 계기로 같은 꿈을 다시 꾸고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K-프랜차이즈’가 아시아, 북미 등 해외뿐 아니라 휴전선 넘어 북한까지 진출하자는 것이다. ‘맘스터치’, ‘김가네’, ‘파리바게뜨’ 등 우리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맥도널드’보다 반드시 먼저 평양 거리에 들어가야만 하는 이유는 북한 진출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의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동포들이 한 밥상에 둘러앉아 함께 밥을 나눠먹는, 말 그대로 다시 한 식구가 되는 소중하고 막중한 소명이 깔려있는 것이다.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인들은 ‘우리가 만드는 먹거리’로 남북이 하나 되는 가슴 벅찬 날이 멀지 않아 다가올 것으로 확신한다. 많은 협회 회원사들이 책상서랍에 묻어두었던 사업계획서를 다시 꺼내 펼치고 있다. 평양, 원산 거리에서 펼쳐질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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