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에서 잭팟 터뜨린 테마섹… 눈뜨고 코베인 국민연금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8.10.23 16:49

투자 8년만에 수익률 1200%... 유럽.미주로 포트폴리오 이동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2010년과 2013년 3574억원을 들여 셀트리온 주식 1751만여주(14.3%)를 사들였다. 그로부터 8년 뒤인 올해 테마섹은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 일부 매각으로 1조6500억원 현금회수를 눈앞에 뒀다.

테마섹은 여전히 건재하다. 처분한 주식 587만여주(4.7%)를 빼고도 아직 1164만여주(9.6%)를 보유 중이다. 시가로 약 2조8700억원 규모다. 테마섹이 현금화했거나 보유 중인 셀트리온 가치가 약 4조5200억원이다. 8년 만에 1165% 수익률을 기록했다.

23일 바이오업계에서 테마섹의 셀트리온 투자 성공 스토리에 국민연금이 비교 대상으로 회자 되고 있다. 국가를 가리지 않고 고수익 사례를 만들어가는 테마섹과 달리 국민연금이 과도할 정도로 안정적·보수적 투자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지난 8월 공개된 국민연금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5위 내 종목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작 시가총액 4위인 셀트리온이 차지하는 비중은 0.19%에 불과했고 시가총액 5위 삼성바이오로직스 편입 비중도 0.54%에 그쳤다.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0.05%, 3위 신라젠은 0.003%였다.

셀트리온 등의 지난해 주가 상승률은 크게는 605%, 작게는 106%에 달했다. 국민연금의 외면 속에 바이오 테마를 주도한 신라젠에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뱅가드가 300만주를 투자했다. 지분율 4%가 넘는 물량이다.


국민연금이 보수적 투자로 일관한다고 해서 수익률까지 보잘 것 없는 건 아니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은 25.9%로 코스피 상승률 21.8% 보다 좋았다.

바이오 업계는 그러나 산업 발전과 함께 수익창출 기회를 외면하는 연기금의 투자 관행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물론, 싱가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까지도 우량한 상장·비상장 바이오 기업에 투자해 성공하는 사례가 많은 데 국민연금이 그걸 못한다는 건 아예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연기금이 수급 안전판 역할을 해주면서 기업도 돕고 수익률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외면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연금과 달리 테마섹은 대륙을 넘나들며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만들고 있다. 테마섹은 올 3월 연례 보고서에서 싱가포르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주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싱가포르와 중국 투자 비중이 각각 27%, 26%인데 유럽과 미주 투자 비중도 25%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테마섹은 3월 셀트리온 지분 1.8%를 7542억원에 처분하자마자 독일 제약사 바이엘에 30억유로(약 4조원)을 투입해 3.6% 지분을 사들였다. 얼마 전에는 2003년부터 투자해온 인도네시아 다나몬 은행 지분 73.8%를 전량 매도했다. 역시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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