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위원장 "감사 사항 인정 못해"...간담회 일방 취소에 학부모들 '부글'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 2018.10.22 18:28

이 위원장 "학부모들이 감금" VS 학부모들 "간담회 약속 믿고 새벽2시까지 기다렸는데 거짓말까지" 반박

이덕선 위원장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22일 보낸 통지문./사진=동탄학부모들 제공
이덕선 위원장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22일 보낸 통지문./사진=동탄학부모들 제공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이 동탄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A유치원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감사 적발 사항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에 학부모들과 해명을 위한 간담회를 열기로 했으나 취재진이 몰렸다는 이유로 돌연 취소해 학부모들의 원성을 샀다.

이 위원장은 22일 학부모들에게 간담회 관련 공지를 통해 "교육청으로부터 감사 지적 당한 것이 명확한 감사기준에 의해 지적된 것이 아니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립유치원 운영자는 유치원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권한이 있다"며 "설립자가 가져간 돈이 아니라 유치원 발전을 위해 사용한 것"이라며 감사 지적 사항을 모두 부인했다.학부모들은 비리 적발 사항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 회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위원장, 사립유치원은 '개인사업자'...학부모들 '교육자 행세도 그만' = 이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사립유치원이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 통지글에서도 "사립유치원은 막대한 재산이 투자됐고, 재산세를 내고 있는 개인사업"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에 맞는 재무회계규칙이 없다"며 "개인재산이 공공필요에 사용될 경우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 근간임에도 불구하고 단 1원도 가져갈 수 없어 각종 편법이 동원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적발된 A유치원에 대한 지적사항에 대해서도 유치원을 위하고, 아이들의 활동을 위한 것이었을 뿐 부당한 감사 결과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 같은 이 위원장의 반응에 믿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우선 이 위원장이 지속적으로 '개인사업자'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지원금 자체를 받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한 학부모는 "개인사업자이면서 당당하게 국가 지원금도 받아가는 게 맞냐"며 "개인사업을 하면서 국가지원금을 받고 싶을 정도"라고 말하며 이 위원장의 태도를 꼬집었다.

다른 부모는 "환희 유치원처럼 학부모들이 개입되서 감시하고 참여하는 것은 싫다는 것"이라며 "전혀 바꿀 마음이 없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이 '개인사업자'와 '교육자'라는 측면을 번갈아 언급하는 것에 대해 '입맛대로 갖다 붙이는 것'일 뿐 반성의 기미도 없다는 하소연이 잇따랐다.

◇이 위원장, 간담회 취소는 '언론탓·학부모들 감금' VS 새벽까지 기다린 학부모들 "어이없다" = 이 위원장이 지난 19일 간담회를 연다고 공지하고 일방적으로 취소한 것에 대한 '원성'도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학부설명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학부모 중 어떤 분이 여러 언론사에 취재 오도록 요청해 설명회가 정치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취소했다"며 "유아교육은 정치세력과 결부되면 옳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우리 유치원 문제는 우리 유치원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취소이유를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며 "아이들 교육에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학부모들의 협조요청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당분간 학부모들의 유치원건물 내부 출입을 제한한다"며 "그것에 동의 못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를 데려가도 좋다. 서로 불신하는 가운데 교육하는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학부모들은 '언론취재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간담회를 취소한 후 방송사 토론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이제는 아이를 볼모로 협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불안한 학부모들 마음을 헤아린다면 만나서 해명을 하고 방안을 얘기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불만 있으면 데려가라라는 소리로 들린다"고 하소연을 했다.

학부모들의 출입제한을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학부모들이 설치면 좋지 않다는 일종의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이 첫 간담회를 무산시킨 이후 한 방송사 토론회에서 '학부모들이 감금했다'는 취지로 말해 유치원 학부모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다. 당시 이 위원장은 애초 6시에 간담회를 열겠다고 했다가 취소 후 다시 9시에 개최하겠다고 했지만 다시 번복했다. 언론취재가 몰렸다는 이유다. A유치원에 모인 학부모들은 이 위원장이 유치원 운영자로서 진정성 있게 면담에 응해줄 것을 요청하며 유치원 입구에서 새벽 2시까지 기다렸지만 이 위원장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동탄지역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센트럴파크 앞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규탄 집회에서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촉구하고 있다. 동탄은 국정감사에서 비리가 드러난 ‘환희 유치원’이 소재한 지역이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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