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최악' 인도, 관련 질병 치료에 연250조원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8.10.22 18:13

5월 WHO가 발표한 세계 최악 도시 20곳 중 14곳이 인도에

인도 수도 뉴델리의 지난해 11월 10일자 모습. /사진=블룸버그
인도가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나라가 되면서 이로 인한 피해도 불어나고 있다. 미세먼지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이 환경 개선에 나선 것과 달리, 인도는 아직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작아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세계은행을 인용, 인도가 대기오염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연간 2200억달러(250조원)를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도 국내총생산(GDP)의 8%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월 전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도시 20곳을 발표했는데, 이중 14곳이 인도에 있었다. 1위를 차지한 인도의 칸푸르시는 연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173㎍였다. 서울(연평균 27㎍)에 비해 수치가 6.5배나 높고, 중국 베이징(87㎍)의 2배 수준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인도인들은 실질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 인도 뉴델리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아르빈드 쿠마르는 "1988년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을 하는 중년 남성이었지만, 현재는 60%가 비흡연자로 이중 절반은 여성"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폐암·천식·심장 질환 등의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며, 인도에서는 이와 관련해 매년 110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인도경제가 급성장하면서 미세먼지 농도도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지난 60년 간 연평균 6.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6.6% 성장하며 고성장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경문제는 등한시됐다. 블룸버그는 "인도에서는 (환경보다) 빈곤과 실업이 더욱 큰 문제로 여겨진다"면서 "정당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서로 협력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도 수도 뉴델리는 지난 20년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지만 뉴델리의 미세먼지 농도 역시 40%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수도 베이징이 25%가량 증가한 것에 비하면 매우 높다. 지난해 초미세먼지가 200㎍을 넘은 날도 84일을 기록하며 20일을 기록한 베이징을 훨씬 웃돌았다.

나렌다 모디 인도 총리 내각은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긴급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블룸버그는 "인도 경제성장이 정부의 대기오염 근절 노력을 웃돌고 있다"면서 "수천 개의 새로운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수백만 개의 새로운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가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대중들의 문제의식 수준도 대기오염 악화의 이유로 지적된다. 마이클 그린스톤 시카고대학교 에너지정책연구소장은 "인도인들은 대기오염을 줄이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대기오염이 기대수명을 낮추고 질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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