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대형證 홍콩법인, "글로벌 IB시장 격전 예고"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8.10.22 17:00

KB, NH證 이어 한투證도 홍콩법인 자본금 확대 미래에셋대우는 1조4500억 달해…"자금력·노하우 확보해 승산 있다"


대형 증권사가 글로벌 IB(투자은행)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은 홍콩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 IB 대전의 무대를 국내에서 홍콩으로 확대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가 홍콩 현지법인 유상증자를 통해 홍콩과 중국본토를 포함한 글로벌 IB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기자본을 4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린 대형 증권사는 자금력과 미국·유럽의 대형 오피스 빌딩 매입 등 투자 성과를 발판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5위인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19일 자회사인 홍콩법인을 대상으로 4억달러(약 45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격전을 예고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과 ROE(자기자본이익률) 기준으로는 업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IB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홍콩법인이 열세에 놓였으나 이번 증자를 통해 단숨에 자본금을 1000만달러에서 4억1000만달러로 40배 가까이 늘려 현지 IB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홍콩법인에 해외 트레이딩 센터를 만들어 현지 운용시장에 진출해 아시아 금융거점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글로벌 IB들과도 경쟁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과 합병 후 지난해부터 홍콩법인 위상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0개국에 14개 거점(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을 보유해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이 중 홍콩법인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싱가포르, 몽골, 베이징법인을 자회사로 거느리며 해외법인의 사령탑 역할을 맡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글로벌 투자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3월 미래에셋대우 홍콩 글로벌 회장으로 취임한 것도 이런 이유다.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은 올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이 12억9000만달러(1조4500억원)에 달하고, 반기 순이익 287억원을 올렸다. 국내 중대형 증권사의 실적과 맞먹는 성과다.

박 회장이 홍콩 글로벌 회장에 취임한 후 단일 부동산 거래 중 세계 최대규모로 일컫는 홍콩 '더센터'(약 5조5000억원) 인수전에 공동 참여하는 등 글로벌IB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IB 베테랑 정영채 사장이 이끄는 NH투자증권도 지난 9월 홍콩법인에 1억25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 후 홍콩법인 자기자본은 3억4750만달러로 불어난다.

NH투자증권은 "자본금을 늘려 운용한도를 확대하고 상품과 딜소싱(투자처 발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홍콩법인이 아시아 시장에서 거점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증권도 지난해 5월 홍콩법인에 8000만달러(약 900억원)를 신규 투입해 자본금 규모를 1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KB증권 홍콩법인은 자체 수익모델을 확보하며 상반기 순이익 2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79억원)대비 1년 만에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하는 저력을 보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IB시장은 과당경쟁으로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대형사는 해외 진출에서 활로를 마련해야 한다"며 "자기자본 몸집을 4조~8조원 이상 불려 실탄을 넉넉히 확보했고 투자 노하우도 쌓으면서 글로벌 IB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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