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는 이날 브뤼셀에서 ASEM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 문화와 복지 관련 두가지 내조외교에 나섰다. 김 여사는 브뤼셀의 '드 윈거드' 치매노인 시설을 찾았다.
중간 현관문에 사진 2장이 붙어 있었다. 시설 안 정원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정원의 길을 한 장은 노란색 그대로, 다른 한 장은 옅은 녹색으로 돼 있었다. 일반인이 인식하는 색상과 치매 환자가 인식하는 색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곳 시설장은 "치매환자들은 환경을 다른 식으로 인식한다. 방향감각을 잃더라도 헤매지 않게 정원을 둥글게 만들어 놨다"고 했다.
김 여사는 "치매 환자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색감의 차이도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을, 아까 그 사진으로 본 순간 갑자기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우리 엄마도 그랬는데, 엄마에 대한 그걸 잘 이해를 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때 김 여사 눈시울이 붉어졌다.
시설장은 이곳을 둘러보며 "개인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부부가 함께 시설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 여사는 다시 "엄마 생각이 납니다"라며 치매 환자들에게 손 잡아주고 인사를 건넸다.
"추운데 나와 계셔도 되는지요. 추워 보입니다. 예쁘십니다."
마치 어머니에게 하는 듯한, 김 여사의 인사였다.
김 여사는 오후에는 벨기에 왕립미술관 한국어 오디오가이드 개시식에도 참석했다. 벨기에측에선 미쉘 드라게 미술관관장, 우리 측에선 강나현 주벨기에대사 부인 등이 함께 했다.
김 여사는 루벤스 방으로 이동, 여러 작품을 봤고 렘브란트의 그림도 감상했다. 이곳 수석큐레이터는 "다시 오셔서 보셔야 할 것입니다. 1주일은 보셔야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웃으며 "자주 오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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