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있나없나… 'KTX세종역' 신설 논란 재점화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8.10.23 05:00

비용대비 편익비율 0.59… "경제성 없다" vs "2030년엔 수요 폭증"


#"대전 북부지역 수요까지 포함하면 KTX 세종역(이하 세종역)은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8월 31일 민주당 세종시당 기자간담회)

#"정부 부처 대부분이 세종시에 내려와 있어 세종역 신설은 필요하다."(양승조 충남도지사, 지난 9월4일 정례 기자회견)

#"충청권 상생발전 차원에서 세종역 신설 주장이 더이상 나오지 않게 해달라."(이시종 충북도지사, 지난 8일 민주당-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

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충청권도 충북과 충남의 의견이 갈린다. 정부 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이 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최근 이해찬 대표의 발언에 재점화됐다. 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가 자신의 총선 공약인 세종역 신설을 다시 추진하겠단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세종역은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오송역을 대체하기 위해 검토되고 있는 KTX역이다. 오송역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직선거리로 14km가량 떨어져 있다. BRT(간선급행버스)가 다니지만 역이 도시 안에 들어와 있는 것 보다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2000년대초 오송역 건설과 행복도시 조성이 연계성 있게 추진되지 못하면서 지금처럼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세종시와 이해찬 대표가 세종역 신설에 적극적이지만 문제는 경제성이다. 수천억원을 들여 역을 신설해도 이용자가 적으면 세금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타당성 조사에 따르면 세종역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은 0.59다. B/C 1이 넘어야 경제성이 있다고 본다. 비용보다 편익이 적어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철도공단이 가정한 세종역 위치는 세종시 금남면 발산리로 이곳은 호남고속선 오송역~공주역 사이다.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역의 크기는 오송역보다 작은 간이역 수준이다. 건설비는 약 1320억원으로, 오송역 건설비(2200억원)보다 저렴하나 예상 이용객은 2030년 기준 1일평균 6000~7000명에 그친다. 지난해 오송역 이용객(1일평균 1만8131명)의 3분의1 수준이다.


역간 거리가 짧아 고속철이 '저속철'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오송역과 공주역의 거리가 각각 22km에 불과하다. 서울에서 정부세종청사에 가기 위해 서울역-오송역-버스를 이용하는 것과 서울역-오송역-세종역-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시간상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세종시는 철도공단의 타당성 조사가 2015년 인구와 교통통계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현 상황과 다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2015년 21만명이었던 세종시 인구는 지난달 30만8000명으로 3년 새 50%가량 늘었고, 세종시 도시계획상 2030년 예상 인구는 80만명이다. 여기에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고 국회분원 설치가 결정되면 수요가 대폭 늘 것이란 분석이다.

행복도시 건설로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오송역이 대표 사례다. 개통 첫해인 2011년 일평균 이용객이 2967명이던 오송역은 지난해 이용객 1만8131명으로 개통 초기의 6배로 늘었다. 세종시는 국토부에 요청해 2020년까지 세종역 타당성 재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제성과 별개로 충북지역의 강력한 반발은 또 다른 문제다. 충청북도와 지역 주민들은 세종역이 오송역 수요를 빨아들여 지역 경기 침체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수차례 세종역 신설에 반대 입장을 펴왔고 주민들도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 대응에 나섰다. 비대위는 "세종역이 신설되면 충청권의 상생과 국익이 심각하게 침해된다"며 "재추진 시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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