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뚝심있네"…삼성전기 팔았다 돈잃은 공매도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8.10.18 17:34

삼성전기 내다판 외국인, 공매도 공세 퍼부었지만…1개월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


"아, 뚝심있네." 최근 1개월간 공매도 세력들이 삼성전기 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중순부터 외국인의 삼성전기 대량 순매도와 동시에 공매도를 통한 주가 흔들기가 본격화됐지만 1개월 누적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확인됐다.

올해 영업이익이 3배 증가하는 등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 예고되면서 삼성전기를 사들이는 강한 반대 세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급락장에서 공매도가 집중된 종목 주가가 힘없이 급락하며 ‘공매도 놀이터’가 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외국인의 변심…상장 이래 공매도 '최대'=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9월18일~10월17일) 증시에서 공매도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삼성전기다. 1개월간 총 2524만주가 거래됐는데 이 중 공매도량이 687만주로 전체 거래량의 27.2%에 달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공매도량(680만주)보다 많은 것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다시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떨어져야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각종 악재로 하락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공매도가 몰린다. 투자자의 공매도 단가가 제각각인 만큼 실제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평균가를 적용하면 공매도 세력의 수익률 추정이 가능하다.

삼성전기 공매도가 집중된 건 적층세라믹콘덴서(MLLC) 공장 증설 계획이 공개된 지난달 중순부터다. 올 들어 8월 말까지 삼성전기 주식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러브콜’을 보냈던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했다. 공매도 몸살은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본격화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8월까지 적게는 1% 미만, 많아도 15%를 밑돌던 공매도 비중이 20%를 넘어서더니 9월28일에는 36.1%까지 늘었다. 삼성전기 상장 이래 최대치인 83만주가 공매도됐다. 이달 8일에는 공매도 비중 41.3%(공매도량 62만주)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실적…공매도도 놀란 뚝심=하지만 외국인이 한달 내내 쏟아낸 물량을 기관과 개인이 집중 매수하며 팽팽한 힘겨루기가 펼쳐졌다. 이날 삼성전기 주가는 13만7000원으로 1개월 전보다 10% 가까이 하락했지만 공매도 세력은 기대와 달리 수익을 내지 못했다.

공매도 세력은 삼성전기 주식을 평균 13만6302원에 내다 팔았는데 현재 삼성전기 주가는 13만7000원으로 이보다 높다. 한 달 간 삼성전기 공매도로 오히려 0.5% 정도 손실을 본 셈이다. 삼성전기 주가가 공매도 매도가보다 낮아야 수익이 나는데 반대 상황인 셈이다. 같은 기간 공매도 거래가 집중된 기아차와 코스맥스, 동서, 셀트리온에서 4~12% 투자수익을 낸 것과는 다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삼성전기의 깜짝 놀랄 만한 호실적이 공매도 공습을 버텨내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올 연말 매출액 8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 기대되기 때문에 주가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깜짝실적은 공매도도 거둬들이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지금은 MLCC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보다는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울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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