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햄버거’ ‘드라이브스루 장례식’…우린 이런 트렌드와 마주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 2018.10.19 06:30

[따끈따끈 새책]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노블푸드부터 패스트 힐링까지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변한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는 일도 어느 나라에선 이미 실행 중이고,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넘겼던 일들도 실현되고 있다. 내년엔 이 같은 일들이 더욱 가속화 할 듯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 전세계 85개국 127개 무역관이 지구촌 곳곳에서 찾아낸 45개 성공 비즈니스 사례를 모은 이 책은 세계 트렌드가 어느 지점에서 작동하는지 알려준다. 기발한 소비자들과 그들의 필요에 따라 탄생한 이색적인 서비스와 상품 등이 14가지 트렌드로 정리됐다.

무역관 주재원들이 이들 트렌드의 줄기를 하나로 요약한 키워드는 ‘창조적 파괴’다. 기존 비즈니스 룰을 깨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셈이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그만큼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공 모델로 떠오른 이 사업들은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를테면 ‘곤충을 식재료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같은 것이다. 실제 독일 오스나브뤼크에 위치한 ‘벅파운데이션’은 곤충을 이용한 햄버거 패티를 시장에 내놓았다. 창업자 두 명이 이 식품을 개발한 배경에는 식량 부족 문제에 대한 인식과 친환경적 효과가 컸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곤충은 가축의 10분의 1의 사료가 사용되는 등 적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또 가축에 비해 약 100분의 1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와 함께 곤충은 항생제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건강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맛 또한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음식인 ‘노블 푸드’(Novel food)가 현재 각국에서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페트병에 담긴 물을 마시고 그 용기까지 먹는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처럼 들리는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옮긴 영국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2014년 런던을 기반으로 설립된 스타트업인 ‘스키핑 락스 랩’은 해조류로 만든 식용 캡슐 파우치인 ‘우호’(Ooho)를 개발했다. 플라스틱병이 분해되기까지 700년 정도 걸리는 시간을 우호는 단 4~6주로 줄이면서 포장과 소비에 걸리는 시간을 서로 일치시켰다. 물·음료수·액체 화장품 등을 담을 수 있는 파우치로, 식용도 가능하다.

인간의 정이 남아있는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는 관혼상제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일본의 상조 문화가 그것. 일본 상조회사 ‘렉스토아이’의 장례식장이 개업하면서 일본 전역의 이목을 끌었는데, 장례식이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나 스타벅스에서 주로 애용하는 바쁜 현대인을 위한 간편한 ‘테이크아웃’ 방식이 장례식에도 고스란히 옮겨진 것이다.

조문객은 차를 탄 채, 건물 뒤편의 운전자 전용 통로로 들어가 터치패널 형식으로 설치된 접수창구에서 이름과 부조 금액을 입력한다. 이후 창구 직원이 건넨 전열식 분향 기기 버튼을 누르면 분향할 수 있고 그 모습은 50인치 모니터로 실시간 상영된다. 카메라를 통해 유가족과 인사를 나눈 뒤 게이트를 통해 빠져나가면 끝이다. 조문 시간은 3분가량이다.


지갑을 열게 하는 취향 저격 서비스라는 긍정론과 함께 조문이 갖는 역사적·문화적 의미를 훼손하는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비즈니스 트렌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영화처럼 탄생한다. 지금까지 공유 서비스는 집, 자동차, 의류 등 의식주와 관련됐지만, 애완견도 추가됐다.

일본 도쿄의 한 펫숍은 한 시간에 3600엔(3만 6000원)으로 애완동물을 대여한다. 집을 비운 주인을 위해 잠시 맡아 줄 호스트를 연결하는 공유 플랫폼도 등장했다.

대만 편의점은 최근 ‘숍인숍’(shop in shop)으로 탈바꿈했다. 세븐일레븐은 미스터도넛, 무인양품 제품의 전용 매대 설치에 이어 피트니스 센터까지 들여왔다. 패밀리마트는 지난 3월 한국의 ‘바비큐 치킨’을 들여와 ‘숍인숍’ 점포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인도네시아에선 오토바이 택시를 이용해 유·무형 재화를 집으로 배달한다. 당뇨병을 앓는 노인이 치료 약이 떨어지면 시간에 상관없이 병원 처방전의 이미지를 업로드 해 오토바이 택시를 통한 ‘고메드’로 처방 약을 받아 복용한다.

홍콩의 코인 세탁기는 ‘커피앤런드리’로 거듭나 세탁기가 돌아가는 1시간 동안 커피를 마시거나 라이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금융서비스가 절실한 젊은 층과 개발도상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핀테크 서비스 ‘빈(貧) 테크’도 주목 대상이다. 내일의 소득을 오늘 지출할 수 있도록 한 ‘애프터 페이’(after pay), 쇼핑하면 계좌에 현금이 들어오는 ‘숍백’(shopback) 등 기존 금융시스템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획기적인 서비스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책은 식품부터 금융까지 이어지는 색다른 변화의 현장을 담아내고 무포장, 무매장, 무경계, 무사람 등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은 빠르고 간편한 시스템도 살핀다. 이어 움직이는 병원, 수영복이 된 플라스틱 등 성공 비즈니스로 발전한 사례 등을 통해 시장의 선점을 위한 전략과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도 따져본다.

◇2019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코트라(KOTRA) 지음. 알키 펴냄. 504쪽/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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