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 상당수가 사우디 왕세자 측근"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 2018.10.17 18:01

NYT "15명 중 9명이 왕실 근위대·왕실 측근…법의학자도 포함돼 계획적인 살인 가능성 높아"

터키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 /AFPBBNews=뉴스1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용의자 상당수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측근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용의자로 지목된 15명 중 9명이 왕실 근위대 소속이거나 왕실의 측근이라고 전했다.

앞서 사건을 조사 중인 터키 당국은 카슈끄지가 실종되던 지난 2일 사우디 정보요원 15명이 터키에 입국했다가 당일 출국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터키 측은 이 15명이 카슈끄지를 터키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토막 살해했다고 보고 있다.

NYT는 이들 중 사우디 왕실 법의학자인 살라흐 알 투바이지를 지목, "이번 살인이 당초 계획적"이라고 지적했다. 투바이지는 전문 부검의로 인체를 다루는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카슈끄지가 영사관에 도착한지 두 시간 만에 살해됐다고 알려진 가운데, 신속한 범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법의학자가 파견됐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내무부와 왕립의과대학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는 투바이지가 행동에 나선 것도 역시 왕실 개입의 근거가 된다고 NYT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 내 고위 관리 및 왕실 관계자가 아닌 이상 투바이지에게 명령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의자 중 마헤르 압둘라지즈 무트레브는 지난 2007년 런던 주재 사우디 대사관에서 근무한 외교관이다. 지난 4월 빈 살만 왕세자가 파리와 마드리드를 방문했을 때 그와 함께 비행기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밖에 압둘아지즈 모하메드 알 하와사위와 갈렙 알-하르비라도, 모함마드 사드 알자라니도 왕세자의 해외 방문에 동행하는 보안요원이거나 왕실 근위대 소속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칼리드 애드 알로타이비라는 이름의 용의자가 왕세자의 해외 방문에 동행한 왕실 근위대 소속이라며 카슈끄지의 살인에 사우디 왕실 근위대가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WP는 특정 핸드폰 번호의 사용자 이름을 알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인 'Menom3ay'을 통해 터키가 용의자로 지목한 15명 중 다섯 명이 왕실 근위대 소속이거나 왕궁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특히 나이프 하산 알라리피와 사이프 사드 알카타니라는 이름의 용의자 두 명은 '왕세자 집무실'(Crown Prince office)에 소속된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외신들은 결국 미국과 사우디가 사우디 왕실의 책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카슈끄지의 암살은 인정하지만 사우디 정보요원들이 왕실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저질렀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5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통화한 뒤 "범인이 독단적으로 움직인 살인자(rogue killers)일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NYT는 "용의자들의 사우디 정부 내 지위와 왕세자와의 관계성 등은 사우디가 해명하기 어려운 난관이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사우디를 마냥 두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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