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1~17일) 코스피 시장에서 2조235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4391억원 어치 순매도해 총 2조4600억원 이상 자금을 뺐다. 이에 코스피 지수가 급락, 9월 2300선에서 열흘여 만에 2100선으로 주저앉았다.
외국인들은 증시 하락을 이끌었지만, 종목별로는 달리 대응했다. 10월 낙폭과대주와 3분기 실적 개선 기대주, 배당주는 골고루 바스켓에 담으며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이달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것은 NAVER로 785원 어치 순매수했다. 네이버는 올 들어 이날까지 주가가 25% 떨어졌다. 액면분할 결정, 모바일 첫 화면 개편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이날 52주 최저가(12만9500원)를 경신했다. 저평가 매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매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들은 최근 주가가 급락한 현대차(369억원) 아모레G(314억원) 금호석유(256억원) LG디스플레이(156억원) 등도 사들였다. 이들은 각자 분야에서 1위 업체지만, 최근 주가가 52주 최저가 수준으로 하락해 저평가 매력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지배구조 개편, 아모레G는 중국 관광객 매출 우려가 작용했고, 금호석유는 NBR라텍스(수술용 장갑 등 원료) 세계 1위 지위를 확보하고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주요 제품 마진 악화 우려 탓에 주가가 하락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에 대해 "최근 BR/SBR 등 범용 고무 부진에도 불구하고 NB라텍스 호조로 고무사업 실적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영업이익 레벨을 유지할 수 있는데도 주가가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국인들은 변동성 장세에서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에도 관심을 보여 S-Oil(755억원) SK텔레콤(368억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경기방어주인데다 5G 상용화 기대감 속 주가도 오름세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개선주에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특히 주택 부문 호실적, 해외 수주 기대감이 겹쳐진 건설주에 대한 매수세가 두드러져 삼성엔지니어링(466억원) 대림산업(299억원) GS건설(192억원) 현대건설(161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편의점주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도 각 158억원, 157억원 사들였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우려 속에서도 매출 성장세가 여전해 3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이외 자회사(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 손익분기점 돌파에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174억원 사들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커져 당분간 종목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시장을 주도하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집중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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