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세계적 주가약세의 파장

머니투데이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 2018.10.18 04:28
신흥국의 금융·경제불안 속에서도 나홀로 호조를 이어가던 미국 주가가 지난 10월10일 하루 새 3%나 급락하는 등 10월 들어 세계 각국에서 연쇄적으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금리 상승 우려와 미중 무역마찰의 심화로 촉발된 세계적인 주가 하락세는 올 들어 2월, 4월에 이어 세 번째인데, 이번엔 실물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의 세계경제 전망보고서에서 2018년과 2019년 세계경제 전망치를 지난 4월에 비해 0.2%포인트 낮춰 각각 3.7%로 하향 수정했다. IMF는 미국경제의 경우 재정확대에 힘입어 호조를 보여 2018년 성장률을 2.9%로 유지했으나 2019년 전망치는 미·중 통상마찰의 악영향도 고려해 2.5%로 지난 4월 대비로 0.2%포인트 하향 수정했다.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성장률도 2018년 0.2%, 2019년 0.4% 하향 수정되었으며, 각 지역의 2019년 성장률의 하향 수정폭은 동유럽권이 1.7%포인트, 중남미가 0.6%포인트, 중국이 0.2% 포인트, 아시아 신흥국이 0.3%포인트로 예상됐다.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강세 속에 유가 상승이 겹쳐 석유수입 신흥국 경제의 성장률이 하향 수정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석유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상향 수정되었다. 다만 경제제재의 충격을 받는 이란은 하향 수정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도 나타날 전망이다.

물론 3.7%의 세계경제 성장률은 2017년과 동일하고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미·중 통상마찰의 격화에 따른 추가적인 악영향이 우려되기도 한다. 사실 IMF도 미·중 통상마찰이 관세율 인상, 자동차 마찰로의 확산, 시장 및 투자심리 악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경우 미국경제 성장률은 0.9%포인트, 중국은 1.6%포인트, 세계 전체론 0.78%포인트의 하향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 추정치를 제시했다.

 
한편 세계경제와 함께 미국경제의 성장세는 예상외로 가속할 가능성보다 감속할 가능성이 높아짐으로써 미국 금리의 급등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지난 9월 처음으로 2021년의 금리 전망치를 발표함으로써 금리인상 정책이 2020년 중 3.5% 정도에서 일단 정지될 것을 시사했다. 다만 금융시장에서는 2018년 4분기에 한 번, 2019년 세 번, 2020년 한 번의 금리인상 정책도 과도하다는 기대가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고용호조, 임금인상, 유가상승 등의 물가상승 압력을 나타내는 경제지표의 발표가 이어지고 미 연준 의장도 금리인상 정책 의지를 계속 강조함으로써 장기시장금리가 급등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단기정책 금리가 3.5% 수준에서 멈출 경우 이는 과거 금융긴축기에 비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세계경제 둔화 기조, 신흥국의 금융 및 경제불안, 세계적인 주가약세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경고를 고려하면 미 연준도 보다 신중히 대처하면서 금리인상정책의 정지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또한 미·중 양국의 마찰은 기술 및 산업 패권 경쟁 양상을 띠고 있어서 쉽게 해결되긴 어렵지만 통상보복 자체는 양국에 미칠 상호 피해나 주식시장의 경고가 우려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시적 타협점을 서로 모색하면서 극심한 경기후퇴를 피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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