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 배우의 얼굴

서지연 ize 기자 | 2018.10.17 09:12
JTBC ‘뷰티인사이드’에서 한세계는 많은 얼굴을 가진 여자다. 눈부신 대배우의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도 자신을 향한 루머를 확인한 순간 아이처럼 눈물을 쏟아내고, 부당한 상황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상대를 제압하기도 한다. 어느새 시작된 사랑은 그의 얼굴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한 달에 일주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마법에 걸린 여자. 120명의 배우들과 함께 한세계를 완성하는 것은 배우 서현진의 몫이다.

‘백면미인’. 드라마 속에서 한세계를 수식하는 이 말은 서현진에 대한 찬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많은 배우들과 한 인물을 연기해야 하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그는 흔들리지 않는 중심축이자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담담하게 해내고 있다. 이는 서현진이 연기자로서 걸어온 시간의 증명이기도 하다. 배우로서 큰 기대를 받지 못하던 시절에도 동양화처럼 말간 사극의 얼굴에서 처절한 악인의 얼굴로 변신을 거듭하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런 서현진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동시대적인, 어쩌면 평범한 여성을 연기하면서부터다. 2015년 tvN ‘식샤를 합시다2’와 2016년 ‘또! 오해영’에서 콤플렉스가 있지만 결국 원하는 사랑을 쟁취한 인물들처럼. 발랄하거나 혹은 악착같은 모습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흥행을 보증하는 배우가 됐지만, 거기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았다. 2017년 SBS ‘사랑의 온도’는 보다 멜로에 가까운 드라마였고 그가 연기한 이현수는 사랑에 망설이는 여자로서 고민과 두려움, 행복 등 다양한 감정을 보여줬다. 그리고 ‘뷰티인사이드’에서는 다시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지만 그동안 자신이 잘 해왔고, 또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독특한 설정의 인물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5회에서 그는 서도재(이민기)를 숨겨진 방으로 데려가 그동안 자신이 변했던 인물들의 사진들을 보여준다. 성별, 인종, 나이 모두가 다른 사람의 얼굴 앞에 선 한세계는 말한다. “이 모든 사람들이 전부 나에요”. 한세계 안에 다양한 인물들이 있듯이, 서현진 안에도 그가 연기한 다양한 인생들이 있고 각각의 인물들은 연기에도 점진적인 영향을 끼쳤다. ‘사랑의 온도’ 이현수에 대해 설명할 때 서현진은 오해영을 언급하며 “해영이는 용감한 여자였고 현수는 겁이 많은 여자다.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사랑에 겁이 많아지는 것 같다”(‘사랑의 온도 제작발표회’)라고 이야기했다. 차근차근 쌓아온 인생과 이야기들이 지금의 서현진을 만들었다. 다른 사람으로 변해보았기 때문에, 좀 더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깊이 있게 연기할 수 있었던 한세계처럼.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서현진이 보여 주고자하는 것은 무엇일까. ‘뷰티인사이드’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있어도 진짜 나를 알아봐 주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여서 정말 간절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실에 있을법한 사랑 이야기로 주목받았던 서현진이 조금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시작했다. 똑같은 사람이지만 매번 다른 인생을 보여준 배우의 얼굴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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