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 중국 매출 20년간 40배 성장…올해 최대치 전망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 2018.10.16 17:55

상반기 중국 법인 매출 전년대비 17% 증가한 1억3000만 달러 기록

농심 중국법인 매출 추이/사진제공=농심
올해 농심 중국법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1999년 연 700만 달러에서 올해 약 40배가 뛴 2억8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농심에 따르면 올해로 만 20년을 맞은 농심 중국법인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 늘어난 1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중국법인 누적 매출은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농심 해외법인 최초 기록이다. 농심은 올해 전체 매출은 약 2억8000만달러로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의 중국 첫 진출은 1996년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만의 한 회사와 합작형태로 진출했으나, 장기적인 중국사업을 위해 1998년 지분을 인수하고 1998년 청도공장, 2000년 삼양공장 등을 잇따라 가동하며 중국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조인현 농심 중국법인장은 “1990년대말 중국시장은 중국 저가라면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었고, 소비자들 또한 한국 식품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 마트에 제품 입점조차 되지 않는 등 초창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장기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제품과 판매에 대한 확고한 전략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농심이 두드러지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품과 마케팅의 '투트랙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제품은 한국의 매운맛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광고나 마케팅 등은 철저하게 현지 문화와 트렌드를 우선시한 것이다.

농심은 “우리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는다”는 전략으로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신라면과 너구리 등을 시장에 출시했다. 현지화된 제품과 달리 한국의 얼큰한 맛은 물론 제품의 규격, 디자인, 브랜드까지 그대로 시장에 선보였다. 중국 라면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면 단기적인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농심의 브랜드가 사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한국식 끓여먹는 라면 문화도 가져갔다. 중국은 그릇에 면과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데워먹는 포면(包面) 문화가 보편적인데, 농심은 한국의 라면 조리법으로 승부했다. 이 밖에도 농심은 시중 저가 제품과 차별화되는 고급 이미지를 고수했다.


농심의 전략은 먹혔다. 신라면은 중국 사업의 대표주자로 중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 타오바오 등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올해 인민일보 인민망이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 선정됐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농심은 상하이, 칭다오 등 동부 해안 대도시에서 충칭, 시안 등 서부 내륙도시로 영업망을 지속 확대하고 있고, 커지는 온라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편 농심의 대표 현지 마케팅으로 꼽히는 ‘신라면배 바둑대회(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신라면배는 농심의 중국사업 20년과 궤를 같이 한다.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는 이세돌, 박정환 등 국가대표 기사들이 출전해 중국, 일본 기사들과 베이징, 부산, 상하이를 거치며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사진제공=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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