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 상장 과정에서 보유 주식 220만주를 매각해 425억~530억원을 조달한다. 당초 기대했던 9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아시아나IDT는 다음달 중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항공, 운송, 금융, 건설 등의 영역에서 IT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이 대표로 취임하며 주목을 받았다.
예비심사 통과 당시만 해도 아시아나IDT는 상장 후 시가총액이 3000억~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실적(별도기준)이 매출 2603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양호하고, 무차입 경영인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상장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900억원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최근 주식 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것도 신규 상장사에게는 부담이다.
이에 아시아나IDT는 상장 눈높이를 대폭 낮췄다. 아시아나IDT는 공모주 희망가격을 주당 1만9300~2만4100원으로 설정했다. 상장 후 시가 예상 총액은 2142억~2675억원이다. 여기에 맞춰 아시아나항공도 구주매출을 최소화하며 조달 자금 규모를 줄였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IDT 상장 후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추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아시아나항공은 상장 후에도 아시아나IDT의 지분을 70.3% 보유한다.
자회사 IPO에서 직접 조달하는 자금이 기대보다 줄었지만 당장의 차입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약 530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준비 중인 42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상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에 맞춰 구주매출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예상된 금액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차입금 상환 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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