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고 IPO 위축에 코스닥벤처펀드 비상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 2018.10.17 16:16

12개 펀드 모두 자금유출…1개월 300억원 3개월 600억 빠져

"수익률 하락으로 자금유출이 이어지는 가운데 IPO(기업공개) 시장까지 얼어붙으면서 수익률 하락을 부추겨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

코스닥 시장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 4월 첫선을 보인 코스닥벤처펀드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공모주 우선 배정과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코스닥벤처펀드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무색한 상황이다.

17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12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는 최근 1개월과 3개월 모두 자금유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각각 300억원, 6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설정액은 3개월 전 7800억원에서 72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펀드 수익률 부진이 자금유출을 부추기고 있다. 전체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은 최근 3개월 마이너스(-) 6.8%, 1개월 -7.7%로 최근 들어 더 나빠졌다. 1개월 수익률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상품이 -12%까지 떨어졌고 미래에셋, 삼성, 현대, KB자산운용의 상품도 -8~-11% 수준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하락은 코스닥 시장이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중소기업에 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하는 상품 특성상 코스닥 하락이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코스닥지수는 지난 15일 기준 한 달만에 13.27%, 3개월만에 12.94%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11거래일 동안 11.96% 떨어졌다.

코스닥벤처펀드가 설정된 후 6개월 안에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해야 하는 의무투자 비율을 준수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에 나서 신주인수 가격이 치솟은 것도 수익률이 부진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된 지난 4월 이후 전반적으로 평균 자산의 60~70% 정도를 투자하는 코스닥 시장이 줄곧 약세인데다, 높은 가격에 투자한 신주 역시 상장 후 주가가 떨어져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물량의 15%를 우선 배정받고 연간 투자금의 10%에 대해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상품이다. 단 이 같은 혜택을 받으려면 각각 자산의 15% 이상을 벤처기업의 신규발행 주식이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매자닌 채권, 35% 이상을 코스닥상장 벤처, 중견기업 신주와 구주에 투자해야 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상장 연기가 잇따라 IPO 시장이 냉각 조짐을 보이면서 자금유출 우려가 더 커진다. 코스닥 시장 부진 속에 IPO 물량도 줄어 공모주 투자를 통한 펀드 수익률 제고가 쉽지 않아서다.

최근 올해 코스닥 IPO 최대어로 예상됐던 카카오게임즈가 상장을 내년 이후로 연기한 데 이어 코넥스 대장주 툴젠의 코스닥 이전 상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감리 논란 여파로 금융당국의 IPO 감리 심사가 강화되면서 코스닥 상장을 연기하거나 철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반등하려면 신주보다 헬스케어 등 시장을 주도하는 기존 업체의 수급 여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구주 수급여건이 개선되고 코스닥벤처펀드가 신주 의무투자 비율 준수 기간이 설정 후 6개월에서 9개월로 확대되는 등 제도 보완이 이뤄지면 높은 가격에 신주를 인수하는 사례가 줄어 수익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갑자기 '쾅', 피 냄새 진동…"대리기사가 로드킬"
  5. 5 예약 환자만 1900명…"진료 안 해" 분당서울대 교수 4명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