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유통공룡 시어스, 결국 파산 신청…트럼프 "매우 슬퍼"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2018.10.16 07:49

매출감소·자금난에 허덕이던 시어스, 뉴욕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트럼프도 안타까운 마음 밝혀

20세기 미국 유통시장을 주도했던 126년 전통의 소매업체 시어스홀딩스가 15일(현지시간) 결국 전자상거래 혁명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어스홀딩스는 이날 뉴욕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시어스는 전자상거래 확산 등으로 지난 10년간 매출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적자매장 정리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턴어라운드에 실패하고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 신청서에 따르면 시어스는 현재 69억 달러의 자산과 113억 달러의 부채를 갖고 있다. 시어스는 2011년부터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과도한 부채로 인해 연간 4억4000만 달러의 이자비용을 감당해 왔다. 시어스는 이날까지 1억3400만 달러의 부채를 상환해야하는 벼랑 끝에 몰려있었다.

시어스는 곧 자산 매각을 시작하고, 142개 적자 매장을 연말까지 폐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어스는 이와 별도로 46개 적자 매장을 다음달까지 정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어스는 현재 687개의 '시어스' 백화점 체인과 K마트 대형마트 체인을 운영 중이며 6만8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시어스의 지배주주인 에드워드 램퍼트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장으로는 남아 있는다.


시어스는 1886년 리처드 시어스가 우편으로 시계를 판매하면서 출발했다. 시어스는 1892년 앨바 로벅과 손잡고, '시어스, 로벅 앤드 컴퍼니'를 설립하고 카탈로그를 통해 장난감, 약, 자동차, 조립주택, 심지어 묘지석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미국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사실상 당시의 '아마존'이었던 셈이다.

시어스는 1925년 시카고에 첫 백화점을 개점하고 이후 미국 전역으로 백화점을 확장했다. 시어스는 1973년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인 '시어스타워(현 윌리스타워, 108층, 442m)를 세우며 사세를 뽐내기도 했다.

하지만 90년대부터 대형할인점 월마트, 타깃 등 새로운 경쟁 소매업체들이 고객들을 빼앗아가고, 소비자들이 전자상거래로 점점 이동하면서 시어스의 사세는 이후 급격히 위축됐다.

이 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헤지펀드업계의 스타였던 램퍼트 현 CEO다. 그는 2005년 K마트와 시어스의 합병 당시 시어스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램퍼트 CEO는 지난 수년간 시어스의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점포 폐쇄, 자산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시어스의 경영난은 더욱 가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마이클' 피해지역을 방문하기 위해 플로리다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내가 클 때 시어스는 엄청났다. 매우 매우 슬프다"며 시어스의 파산보호 신청에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어스는 수년간 죽어가고 있었다"며 "분명히 수년간 적절하지 않게 경영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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