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15일 "현재 교육부 주관으로 유치원 회계 관리감독 방안을 준비 중인데, 보건복지부에서도 어린이집 회계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해 이달 말께 유치원 감독 방안과 함께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 영유아 보육지원 예산 규모는 4조8403억원에 달한다. 국비 3조2575억원, 지방비 1조5828억원 등이다. 보육예산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의 학부모에 대한 지원금과 보육교사 처우개선비(인건비 등), 어린이집 미이용 가정에 대한 교육 바우처 구입비 등으로 이뤄졌다.
어린이집 지원금에 대한 회계관리는 사립유치원보다 투명한 편이다. 개별 어린이집은 정부나 민간이 개발한 회계관리시스템을 통해 인건비나 물품비용을 항목 별로 총액을 입력해야 한다. 복지부는 보육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어린이집별로 입력한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3100여개 국공립 어린이집과 3만4000여 민간 어린이집 모두가 대상이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이런 시스템 없이 사용 내역을 수기로 작성하게 돼 있어 부정 사용이 확산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만약 어린이집이 보조금을 부정 사용했을 가능성이 시스템을 통해 확인될 경우 복지부와 지자체, 보육진흥원, 사회보장정보원 등의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들이 현장 점검에 나선다. 현장 점검에 나서는 어린이집은 반기당 1700여 곳, 연간 3400여 곳에 이른다. 만약 부정사용 사실이 확인될 경우 반기별로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부정 사용 신고 포상금 제도도 운영 중이다.
복지부는 현재 주기별 현장 점검 대상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현장점검 대상이 전체 어린이집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감시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에 좀 더 많은 감시 권하는 주는 방안도 대책에 담을 계획이다.
일부 지자체들은 총액이 아닌 세부 내역까지 입력할 수 있도록 하는 회계관리 시스템을 도입한 가운데 민간 어린이집들이 이를 거부해 논란이 되기도 한다. 지난달 경기도는 도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경기도 어린이집 회계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어린이집의 경우 체크카드로 지출을 하게 되는데 통장거래 내역이 시스템에 자동적으로 등록된다"며 "어린이집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문제가 될만한 지출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도입한 어린이집은 극소수다. 15일 현재 민간 어린이집 110여개를 포함 총 560개 어린이집이 시스템 사용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더라도 1만1700여 곳에 이르는 도내 어린이집 수 대비 5%에도 미치지 못한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민간 어린이집 측에서 반대가 심한 상태"라며 "일단 국공립 어린이집을 우선으로 시행하고 민간 어린이집은 자발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현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경우 2007년부터 어린이집 회계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지출은 클린카드로만 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서울시내 어린이집의 85.2%가 서울시 회계관리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회계관리시스템을 통해 어린이집의 지출내역을 파악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경우 수시 점검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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